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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평점 :
"그거 돈 주고 샀어?" 라는 말을 좀 듣는 사람으로서(!)
책 제목부터 호감으로 시작했다.
남들의 눈에는 허접해보여도, 나에게는 반짝거림이 보이는 사금파리같은 아이템.
그것들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이 세상에 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동료가 +1 된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쓸모없는 것이 되는 과정은 다양하겠지만,
한 때는 소중하게 어루만지던 것이 필요나 쓸모가 다 해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서글프게- 더 이상 손길을 받지 못하거나
분위기와 부추김, 호기심으로 덥썩 사들였다가 취향에 맞지 않아서
그저 두기만 하다가 어느새 잊혀지게 되는 경우도 있고
여전히 계속 쓰고 싶고 아끼며 사용하고 싶은데 불가능하게 되어버려
(부품이나 충전기가 없거나,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아쉬움과 아련함을 남기게 되는 경우들이 마구마구 머리 속에 떠오르며
어떤 애잔한 이야기가 펼쳐지려나~ 하며 책을 열어보았는데! ㅎㅎ
처음 만나는 쓸모없는 아이템은 '먹다 남은 식빵'이다.
그리고 바로 뒤를 잇는 것은 '똥멍청이가 된 기분을 세탁'하고 싶을 때 활용할
'셀프 우쭈쭈'의 쓸모.
애잔함만이 아니라 은은한 유쾌함과 빛나는 취향이 있는 책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의 지은이 호사는
10년 넘게 프리랜서 방송 노동자로 살아온,
'조용히 관심 받고 싶어 하는 내향형 관종력'을 가진 사람이다.
흔히 만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으며, 그래서 소홀하게 다뤄지지 않는
일상을 채우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 주렁주렁 품고 있는 이야기를
라디오의 한 꼭지처럼 적당한 분량과 무게감으로 담아내어
책을 읽는 동안 '그래그래'와 '맞아맞아'로 공감하며 미소와 폭소를 오가게 만드는
저자의 눈썰미와 글솜씨가 책에서 다루는 아이템 만큼이나 매력적이다.
물건 뿐만 아니라, 행동, 태도, 사고방식, 감정까지
가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람의 눈에는 쓸데없어 보이지만
경험해보았거나 마음이 열려있는 사람에게는 꽤 쓸모 있을 것들이 모여있다.
내가 가진 물건, 시간, 공간, 사람, 관계, 마음에 대해서도 문득 돌아보게 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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