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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새겨진 장면들
이음 지음 / SISO / 2021년 9월
평점 :

어떤 글은 입 안의 작은 혓바늘처럼 잊고 있던 존재를 문득 아프게 떠올리게 한다.
평소보다 아주 조금 톡- 튀어 올라왔을 뿐인데,
늘 고분고분하게 있는 자리에서 평범하게 하던 일에서 아주 살짝 벗어나 있을 뿐인데
갑자기 온갖 신경이 그 방향으로 쏠리게 되고야 마는 지나침.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넘침이 <내게 새겨진 장면들> 곳곳에서 독자인 내가 만난 감정이다.
표지에는 '에세이'라고 적혀 있으니 에세이겠지만
읽다보면 고르고 고른 단어로 섬세하게 묘사된 감정과 시간적 공간적 배경과 상황들이
그냥 일상적인 에세이라기 보다는 잘 벼려낸 소설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저자 이음은 수많은 마음의 계이름들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였던 이야기를
'당신의 계이름'으로 담아내어 제3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같은 제목으로 에세이를 출간한 작가다. (그리고 에디터이기도 했다.)
이마에 간지럽게 나 있는 보송한 잔털마냥,
이럴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었을수도 있었겠다- 싶도록
작가 자신을 포함하여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마음을 관찰하고 조심조심 쓰다듬다가도
어느새 불현듯, 사적인 공간을 침범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큰 걸음으로 뚝 떨어져나가 데면데면할 정도의 거리에서 가만히 쳐다보는 것 같은
시선과 말투, 마음과 태도를 만날 때마다 작가이며 에디터이기도 했던
저자 이음의 이력이 새록새록 상기된다.



조용히 차올랐다가 조용히 기우는 달처럼
작가가 어렴풋한 기척을 남긴 몇몇 과거의 시간을 다시금 떠올려
할 말과 듣고 싶었던 말, 남은 마음의 존재를 써내려간 묘하면서도 연한 재질의 글들.
그 날의 기분이 어떻든지 간에, 책을 펼쳐 빠져든 페이지에 담뿍 젖어있는 감정의 색깔이
점점 나에게 스며드는 독특한 경험을 한 독서의 시간이었다.
아마, 앞으로도 나올 저자의 글을 만날 기회가 또 생기기를 기대하면서...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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