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쇼콜라 지음, 강수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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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피는 벚꽃같은 추석 연휴가 끝났다.

이 시국이라 예전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북적북적한 명절은 아니어도

긴 연휴 덕분인지 오며가며 얼굴을 보고 인사하는 것이 작년보다는 좀 늘었다.


한동안 못 봐서 그런지 염려와 고단함 만큼 나이가 든 모양새다.

매일 보는 각자의 얼굴에서 자신이 못 느끼는 시간을, 서로를 보며 느꼈을 테다.


간단히 근황을 묻는 소소함이 지나 추석상 차리기에 든 품과 돈을 얘기하며

물가와 경제와 주식과 부동산 재테크로 점점 과하게 열기가 더해지고 있을 때,

현명한 친구 한 명이 대화의 물꼬를 훨씬 흥미로운 방향으로 툭- 틀어버린 주제는

노년을 위한 '현재의 취미'였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조심스러워지니

자연히 인간관계와 사회 생활의 반경이 달라질 '은퇴 후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말과 함께 취미의 변천사를 재미나게 얘기하는

친구의 얼굴은 밝고 생기있어 보였다.


은퇴나 60세라는 말은 멀고도 가깝게 들리는 마법의 단어다.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해가 짧아지는 가을이 느닷없이 스며드는 것처럼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해치우고 주말만 기다리는 일상이 반복되다가

문득 자발적이든 타의에 의해서든 은퇴는 다가오고

기대 수명 100세, 평균 수명 80세라는 의학/기술/과학의 발전으로

60세에 덩그러니 남겨질 미래의 나를 생각하니 정신이 퍼뜩 들었다.


<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더 정독한 책이다.

저자 이름이 '쇼콜라'라는 걸 읽고 "굉장히 낭만적인 할머니시네."라고 했다가 

책을 읽으며 느낌이 달라졌다.




1956년에 태어나 60세가 되던 2016에 시니어 블로거로 화제가 된 쇼콜라님은

3년 뒤 <나이 들어도 스타일 나게 살고 싶다>를 출간하며 온오프 모두에서

엄청난 -10만 부!- 관심을 얻고 있는 일본 여성이다.


결혼 전에도 일을 했지만 역시나, 결혼-임신-출산-육아의 트랙에서 경력은 단절,

두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하고

42세에 별거하-였으나 남편과 아이들 근처에 살며 매일 밥을 차려주-고

5년 뒤에 정식으로 이혼한 뒤 '불필요한 것을 처분하고 좋아하는 것에만 둘러싸여'

생활하는 싱글라이프를 즐겁게 영위하는 중이다.




잘 살고 싶어-를 주문처럼 되뇌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운에 맡기지 않고 내 손으로 '어떻게든 해야지'라고 

의식을 바꾸고 준비와 각오를 다지며 실천하라고 똑부러지게 얘기하는 저자는

한 달 생활비를 120만원으로 정하고, 필요한 만큼만 일하며 

'내 분수에 맞는가?', '무리하는 것은 아닌가?'에서만 그치지 않고 

-그랬다면 그의 블로그와 책이 그렇게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좋아하는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살고 있다.


가장 기본은 '일'이다.

가족을 위해서 사용하는 것 이외의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독립이 필요하다.

일본은 프리타족-자기 일과에 맞춰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과 노령인구가 많고

우리나라처럼 자동화, it화가 아직 덜 된 '전통적'인 분야도 많아서인지

60세가 넘은 저자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57세까지 일을 하며 쌓은 경력을 낮추고, 양보할 수 없는 근무 조건을 정하고

직장 생활을 잘 하기 위해 베테랑과 잘 지내면서 업무에 충실하게 임하는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과 태도, 가치관과 기준이 뚜렷해서 좋았다.




두번째는 주거와 생활.

싱글 라이프를 위해서는 작더라도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는지,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도

자신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단 어떻게든 많은 돈을! 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퇴직/노령/국민연금으로 준비하고 예비비와 생활비를 현금으로 사용하며 

돈의 흐름을 실감나게 파악하며 소소하지만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멋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과잉 지출은 삼가는 소비생활로

자기의 삶을 알차고 멋지게 꾸려가는 비법을 블로그에 올리며 공유하는 것을 보니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쓰는 것이 아주 나쁘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나이들어가며 은둔하지 않고 주변과 소통하고 자기를 가꾸는 '나'를 기특해하고 

서로 칭찬과 격려도 주고 받으며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인간관계와 앞으로의 준비.

좋아하는 물건으로 심플한 삶을 살면 청소와 정리에 에너지를 덜 쓰듯,

인간관계도 그렇게 해야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90세의 정정한 어머니를 본받고 자식에게 부담되지 않게 만반의 준비를 하며

-임플란트같은 노년의 일상적 건강부터 일본의 자연재해, 죽음에도 대비하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하는 65세의 저자 쇼콜라.

자신의 경험과 일상을 구체적으로 밝히며 공유하는 저자 덕분에

은퇴, 노후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막연한 불안감과 우울감을 떨치고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는 내일의 나를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돈'을 생각하면 여전히 겁이 나지만

돈이 들어갈 큰 구멍인 건강부터 챙기자는 다짐을 꾸준히 실천에 옮기며

내 삶의 색깔을 어떻게 칠해갈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 보련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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