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월드 러닝 - 학교와 세상을 연결하는 진짜 배움 푸른들녘 교육폴더 10
김하늬 지음 / 푸른들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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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아무래도 학교 현장이 아닌가 한다.


물론 배움의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번갈아 펼쳐진 것도 있지만

서로 토론하거나, 모둠활동을 하거나, 함께 뛰어놀지도, 노래도 못하고

밥도 투명한 가림막 뒤에서 조용히 먹고 있는 모습을 뉴스를 통해 봤을 때는

안타깝고 안스러운 마음이 뭉게뭉게 들었다.


조약돌 같이 맨들맨들한 초등학생들이 얼굴의 반을 가리는 마스크를 귀에 걸치고

친구들과 손도 닿지 않은채, 한 줄로 놓여진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

원기왕성한 중고등학생들도 자기 자리나 모니터 앞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은

그동안 조금은 잊고 있었던 학교 본연의 기능과 모습을 더욱 생각하게 했다.


이제는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가 아니다.

한때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충실히 주입시켜 말 잘 듣는 일꾼을 만들어 내는 곳이

학교라는 말이 있었고,

19세기 건물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시대에 뒤떨어진 기관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경험하지 않고 큰 어른은 없고,

학생의 삶을 지나 학부모의 단계로 진입하게 되었을 때,

어렸을 때의 경험과 기억 -안 좋은 것이 더 많을-이 어른인 자신을 삼키면서

학교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기도 쉬울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이 실제로 생활을 하는데 있어 쓸모없어 보이는 것도 많은지라

이래저래 학교는 현실 세계와는 동떨어져 있는 기분이다.


이 책의 저자 김하늬님은 교육 혁신 실험을 하는 유쓰망고를 운영하고 있지만

교사자격증도 없고 교육학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 저자가 고등학교에서 문제해결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할 수 있었던 '체인지'의 시작은

우선, 외부의 전문가와 새로운 물결에 기꺼이 문을 열고 귀를 기울이는

학교의 변화(혹은 변화를 이끄는 교사들)가 컸다고 생각한다.

이제 '지식'은 어디서든, 자신이 필요한 것만 딱딱 골라서 구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 새로운 상황과 변화에 대한 인식의 틀이나

지식의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은 그 어느때보다 더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사실, 지식을 암기하는 것 자체가 쓸모없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필요를 따지기 전에, 지식에 대한 철학이나 이해를 갖추기 전에도

일단은 배워두어야 하는 것들도 꽤나 많다는 것을 어른이 되고 깨달았다.

지위를 획득하거나 경제적 가치(돈)과 교환하는 것 이외에도

사람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알아두고 경험해야 하는 것도 많다.

이런 의미에서 모두가 다니는 학교는 비록 강제적, 일괄적이란 한계는 있지만

자신의 취향, 호불호, 잘하고 못하는 것을 넘어 '새로움'을 맛볼 수 있는

열린 기회의 장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의미에서 학교 밖 리얼 월드로 나오기 전까지

청소년들이 가정과 또래집단에서 지평을 넓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키워가야 하는 것을 '역량'이라고 칭하며 그 의미를 다양한 예를 더해 설명한다.




어른으로 살아본 세상이 지식이나 개인적이며 한정적인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기성세대'가 용기를 내어 시도하는

'리얼월드 러닝'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다음과 같다.

어떠한 형태로든 문제나 과업이 제시되더라도 핵심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고 협업하며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사회성을 기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자기 역량을 키우며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며 피드백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과 실천의 보람을 아는 사람.

고루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국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으로

공동체와 세계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봉사할 수 있는 사람.





경쟁에 치열한 곳에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는 입시(를 위한 점수) 때문에

저런 것들이 중요한 것을 알고는 있지만 단기적인 결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 아이의 시험 점수가 낮아지지는 않을 지 불안이 높은 어른들이 더 읽어보고

학교의 변화에 인내심을 가지고 지지해야할 이유와 철학을 새겨보길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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