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먼저 '당신의 말이 무해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연다.
작정하고 욕이나 비난을 퍼붓는 것이 아닌 이상,
자신이 쓰는 말이 '유해'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딱히 없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1부에서부터 다루는 여러 표현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책 제목으로도 유명한 '인간시장',
기사로도 자주 접하는 '노동시장', '취업시장' 이라는 말에서
어느새 스펙을 갖추지 못하면 당연히 회사가 고르지 않는
-그리고 그 탓은 본인이 가진- 상품이 되어 버린 인간을 찾아내고,
'듣보', '관종', '알쓰', '맵찔이' 같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말 속에서
사회가 정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함부로 개성을 드러내거나 취향을 내밀지도 못하게 하는
획일성과 그에 정확히 따르는 등급/차별을 정당화 하는 분위기를 읽어내는 글이,
흥미롭게 술술 읽히다가도 어느 지점에서는
멈칫, 나를 세우고 지난 날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쯤되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말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혼돈(과 약간의 짜증)에 빠져들 독자들을 위해서
2부 버려야 하는 말들의 목록과
실전편 사과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로 '언어감수성' 수업을 구성해 두었다.
저자는 콘텐츠 발행, 반응관리, 소통 및 세대 갈등 해소 강연을 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으로
몰라서 저지를지도 모르는 실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살뜰히 공부할 것을 챙겨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게 되는 실수과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
어떻게 제대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인지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