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자 Run with me 노래를 그리다 1
선우정아 노래,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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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정아님의 '도망가자'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위로와 감동을 준 노래다.

어려움을 만났을 때 피하지 말고 어른스럽게 직면하고

최선과 노력을 다하여 끝내 싸워 이기고픈 마음이

누군들 없겠느냐만은

때로는 마음과 감성이 머리와 의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약한 모습을 남에게도, 나에게도 들키기 싫어서

애써 괜찮은 척 하는 외로운 우리에게

'힘내' 라는 말이나 '내가 옆에 있잖아' 라는 말 대신,

'도망가자'라고 속삭여주다니.

(여기입니다. 수많은 울컥 지점 중 하나. ㅠ)

목소리, 멜로디, 호흡이 빠진 자리에

눈에 담으면 황홀한 세계로 초대하는 멋진 일러스트가 들어와

세상 다시 없을 아름다운 그림책이 완성되었다.

'도망가자'라는 말을 건네거나 듣는 존재가

반려동물과 반려인간이 되어

노래를 들으며 자기 이야기를 써내려간 사람들에게

세상 속 어딘가에 있을 또 하나의 우주를 소개해준다.

햇살이 방 안 깊숙하게 들어와도

폭신한 침대에서 구름같은 이불 속에 사이좋게 사로의 곁을 지켜주는 둘.

내가 지나온 시간에 함께 한 고맙고도 소중한 존재에게

세월의 흐름과 현실이라는, 모두에게 공평하고 피할 수 없어 안타까운 상황.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이런 시간과 이런 순간에

혼자 고민하고 분투하고 외로워하지 말고,

도망가자.

도망간 다음 씩씩하게 돌아오면 되니까.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고 걱정과 근심일랑 잠시 잊고

그 순간이 주는 행복을 충만하게 느끼며 웃어주었던 것이라면

어느쪽이든 상관없다.

너와 내가 공유하는

둘 만 아는 세상.

그 평안함.

있는 그대로의

존재 그 자체가 주는

감사함과 위로.

이 감정과 경험을 한 이후에

다시 똑같은 현실 속 내 방과

붙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시간으로 돌아와도

우리는 이전과는 달라졌을테니.

괜찮아.

이제.


마음을 울리는 글.

따스하고 포근한 색감과 무해한 풍경.

글과 그림이 어우러지며 머리 속에 펼쳐지는 상상의 세계에 더해

심지어 맨들맨들하고 보드라운 띠지의 재질마저 마음에 든다.

같은 책 여러 권으로 장바구니를 채우면서

선물할 사람들을 떠올리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도망가자>

정말 좋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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