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뒷골의 통증으로 시작되었다 강하고 지속적인 두통으로 변한 다음

하루 종일 깨질 듯 아팠던 머리를 참다 못해 간 병원에서 만난 담당 의사가

여기에서는 진단하기 어렵다며 전문 병원-그것도 신경과-을 추천해줄 때,

마음이 덜컥 두려움으로 휩싸이게 된다.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여러 종류의 검사와 뇌 스캔을 실시한 다음

일주일 남짓을 기다려 받은 결과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인터넷을 검색하며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면서

끝내 최악의 상황은 아닐 지 모른다며 애써 자신을 다독인 것이 무색하게도

당신이 삶이 최대 일 년 정도 끝난다는 선고였다.



삶이 유한하다는 이야기는 매우 당연하게 들리며,

모두에게 평등하게 해당하는 법칙임에도

죽음이 구체적인 형태를 띄고 내 삶에 등장하고,

뒤집힌 모래 시계에서 흘러내리는 모래 알갱이처럼,

조금씩 줄어드는 남은 시간과 예전과는 다른 몸의 상태가 느껴지게 된다면

아는 것과 실제 일어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는 악성 뇌종양-성상세포종 3기-을 선고받은 작가가

제목 그대로, '죽음을 곁에 두고' 자신이 늘 그래왔듯이

쓰는 행위로 삶의 마지막을 채운 82개의 문답이 담겨 있는 책이다.

'모든 것들의 끝에서 남긴 메모'라는 제목으로 작가의 노트북에서 발견된 이 책은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시간, 존재, 불안, 절망, 행복, 경이, 고독, 부조리, 우주, 친교 등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저자의 단상, 감정, 생각, 철학들이

어떤 것은 둔중하고 짧고 담담하게,

어떤 것은 짙고 폭발적으로 와르르- 써내려간 문장으로 남아있다.

뒤집어 보면 삶이 그렇게 당연하듯이

죽음도 꼭 그렇게나 당연할 수 있다는 점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보편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하게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인간이 만나고 겪는

유형과 무형의 것들에 대해 적어내려간

작가의 이야기에 흠뻑 빠지고 공감하며 읽다가,

갑자기 툭 마주친 끝에서

'죽음'의 의미가 크게 다가왔고 삶의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태그

#다만죽음을곁에두고씁니다

#로버트판타노

#자음과모음

#노지양

#문화충전200

#문화충전200서평단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