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자의 서재 - 더 넓고 깊은 사유를 위한 전공 외 독서
박정애 외 지음 / 담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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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것을 보아도 보는 사람의 성격, 상황, 전공, 직업 등에 따라 

특정 포인트에 더욱 집중하거나 아예 다르게 인식하고 느끼는 것이 재미있다.


거의 조선시대 느낌이지만 혈액형으로 사람들이 성격을 미리 예단하면서

"너는 A형이니까 (    )하구나." "너는 AB형이라 정말 (   )하구나."

"너는 B형이라서 성격이 (    )해." "어쩐지, 넌 정말 O형 같더라구." 라고 말했을 때

세상 사람들의 성격이 4개만 있는 줄 아느냐며 극혐(!)의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고

유사과학(?)/심리학(?)이라는 말을 하며 점/타로/별자리 운세 등을 보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을 읽으며 저 (   )안에 들어갈 말이나 함의를 생각해보라던가

저런 반응을 보일 사람들이 문과형일지 이과형일지를 추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미 어느 정도는 그런 선입견/카테고리에 익숙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 ^^


사설이 길었지만,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여기에 있다.

우선, 플레이 리스트나 'in my bag'이 흥미로운 것과 비슷한 이유로 

타인의 서재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 첫번째이다.

다음으로는 내가 읽은 그 책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끼고 생각했을지 궁금했다.

내가 발견하고 공감한 부분을 저 밖의 누군가도 알아차렸을까? 하는

감상의 모르스부호를 치면서 응답에 귀 기울이는 마음이랄까.

마지막으로는 내가 행여 놓치고 말았을 지도 모르는 부분을 발굴해내고 싶었다.


크게는 '생명과학자'로 묶이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조금씩 다르다.

암분자생물학자, 생화학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혈관신경생물학자, 

분자약리학자, 치과약리학자 등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는 '의료인'들이

그 바쁜 시간을 쪼개어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는 데에서 놀라웠다.


그리고 그 계기는 더 놀라웠... 

학생도 아니고 직장인이 자기계발서나 회사 생활을 위한 전공도서 이외에

따로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보통 잠을 자거나, 가만히 눈만 뜨고 손만 까딱거리면 대부분 해결되는 tv. sns로...)

심지어 머리를 비우거나 취미를 위해 읽고 싶은 책을 생각날 때 펼치는 게 아니라 

2~3개월에 한 번씩 모여서 책을 읽고 추천하는 모임을 만든다니....


Aㅏ....공부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란! 싶었다.


머리속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자 할 때 전공 관련 문장 밖에는 떠오르지 않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전공 이외의 분야는 깊게 사유할 수 없다는 것에

세상사를 바라보는 안목을 넓히고자 전공 외의 책을 읽고 생각하는 모임을 만들고

인문,사회,경제,역사, 문학, 예술 분야 등을 골고루 읽으면서 10년을 쌓아온 저자들이

읽은 책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 12권을 골라 소개해보자!는 야망으로

<생명과학자의 서재>를 냈다고 했다.

목차를 읽으니 익숙한 책들이 많아 반가웠고 어떻게 소개할 지 궁금했다.



자신의 경험, 삶, 생각과 책이 만나는 지점으로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몰입하게 하고

전공분야를 적절하게 녹여내 독서에세이로 쓰는 솜씨들이, 

의학 비전공자의 눈으로 보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걸 이렇게 해독(!)한다고??" 하며 "이과와 문과는 정말 다르구나~" 감탄하기도 했다.



사실과 근거, 이론을 따질 것만 같은 인상이었다가도

갑작스레 감정이 담뿍 들어가거나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감상을 마주하게 되면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비슷하구나~"싶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이 책이 내가 읽은 책이 맞던가?" 갸우뚱 하게 만드는 새로운 접근과 시선을 만날 때!

이래서 다른 사람의 서재/플레이리스트/in my bag 시리즈를 끊을 수 없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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