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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이는 밤 - 달빛 사이로 건네는 위로의 문장들
강가희 지음 / 책밥 / 2021년 4월
평점 :

교류가 절실한 요즘이면서도, 어느새 거리두기 하는 생활에 익숙해졌다.
대면 접촉이 아니더라도, 사람들끼리 연결되는 방법은 참 다양한 것 같다.
그런 방법 중 일종의 취미가 된 하나가 '플레이 리스트 소개' 이다.
SNS를 통해 내가 먹고, 가보고, 입고, 경험한 것들을 -남의 눈을 의식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할 때 듣기 좋은 노래', '~할 때 읽으면 좋은 책' 같은 권유형의 리스트가
나와 취향이 맞는다면 랜선 너머로 친밀감이 뭉게뭉게 싹트고,
지금까지 전혀 시도해보지 않은 영역을 꾸준히 올리는 계정이 있다면
도대체 그 매력이 뭐길래 저럴까- 호기심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인 마이 백/파우치'는 학창시절 친해지는 첫 단계인 '필통 구경'의 연장이다.
학생이면 사용하는 필기구이지만, 제품 브랜드, 펜의 굵기, 색깔의 다양성,
펜의 종류, 지우개의 여부 및 강도에 기타 다른 문구용품 여부가 모두 다르다.
필통 속을 들여다보아도 그 사람의 취향이나 성격이 묻어나는데
하물며 시간을 들여 감상하고 기억에 남겨두기까지 하는 책의 리스트는
그 사람의 감성과 가치/세계까지 감히 상상해보게 만드는 영역이라고 본다.
<다독이는 밤>은 글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풋' 할만한 제목이다.
글과 의미를 가지고 놀 줄 아는 작가가 '달빛 사이로 건네는' 문장이라니!
'위로'는 이제 너무 흔한 단어이지만 센스 넘치는 제목과 부제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달처럼 차올랐다.
달보다 더 강렬한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서 휴대폰을 손에서 놓치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을 다 읽어내는 집중력과 몰입이 떨어진 요즘,
수록된 책들과 그에 얽힌 사연에 얼마만큼 스며들지도 궁금했다.


책은 크게 네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가 지고 감성이 뜨는 밤 시간에, 읽었거나 읽기로 결심했던 책들이나
<다독이는 밤>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책의 등장인물을 저자 강가희의 소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만나는 기분이었다. ^^
각각의 책이 환기시키는 저자의 삶의 조각들과
저자가 분석하고 이해하고 마음에 담아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와 맞추어 보는 은근한 재미가 있었다.
동일 인물(!)이지만 저자와 내가 갖는 생각이 미묘한 차이를 가질 때는
다시 책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책의 말미에는 '마음을 다독이는 한 줄'이 있다.
하고 많은 문장 중에서 그 문장을 선택한 저자의 마음도 헤아려본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은, 역시나 공통점이 있구나- 싶어 반갑기도 하고
책을 또 읽는다면 나는 어떤 문장을 뽑으려나- 궁금도 하다.
책의 매력이란 이런 것이다.
언제 어느 시기에 읽느냐에 따라
느끼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오래간만에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독서.
역시, 독서는 밤이고
책은 다독이 매력이자 힘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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