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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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음악은 좋아하지만 지식과 경험이 많지 않아 자신의 취향을 모를 때,

'해설이 있는 음악회'나 '도슨트 프로그램'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전시회에서 화가의 작품을 보면서도 이게 왜 그렇게 대단한지 느껴지지 않아

계속 그 앞에 서서 도록과 작품을 번갈아 보고 있으면서도 답답함을 느꼈던 경험이 있거나

오디오 해설 가이드로도 풀리지 않는 -사실 정보가 쏟아져 들어온다는 점에서 더 혼란스러웠다-

미알못들의 미잘알이 되고 싶은 목마름을 느껴본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정우철 도슨트가

<내가 사랑한 화가들>이라는 책을 냈다.



이 작품은 어느 시대의 무슨 화풍이며, 어떤 재료와 기법을 사용했고 주제 의식은 무엇이다-

라는 기존의 작품 분석적인 미술 해설과 정우철 도슨트의 해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는 작품 뒤에 있는 화가, 즉 '사람'의 마음에 집중한다.


화가가 화가가 아니었던 시절부터 화가가 되어 노력과 성공, 좌절과 극복을 겪는 삶의 과정을

정우철 도슨트의 애정깊은 설명으로 듣다보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작품으로만 만난 

화가와 관람객은 그저 한 명의 '사람'이 되어 새삼 서로를 마주하고 이해하게 된다.


이 시국이라 사람들이 몰리는 기회는 가급적 피하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전시회에 갈 때 도슨트의 이름을 유심히 살피고 되도록 시간에 맞추어 미술관을 찾게 하는

시그니처가 있는 해설의 정우철 도슨트.


그가 특별히 애정을 갖고 소개하는 화가들의 면면이 궁금해졌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그리고 최근에 전시회도 열린- 11명의 화가들을

1장 사랑, 2장 자존, 3장 배반, 세상의 냉대로 분류하여 소개한 이유도 궁금했다.




화가의 생각, 느낌, 경험, 삶의 정수가 녹아든 작품을 소개하는 도슨트의 음성이

책을 읽는데 오디오 북처럼 자분자분하게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스토리텔링의 힘이 제대로 느껴지는 드라마틱한 설명이 활자로 남아있는 점도 좋았다.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만큼 작품과 설명을 마음껏 오고 가도 되니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미술관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직접 대면했을 때의 감상과는 다르지만

지금 여기서 누릴 수 있는 것을 100%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리는 것도 행복하다. ^^




화가들의 흥미로운 이야기 중에서도 아무래도 지금과 꽤나 많이 겹쳐 보이는,

베르나르 뷔페에 대해 알게 된 점도 이 책을 읽은 소득이다.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미술계에서 격찬을 받으며 자신의 시대를 열어보였던 화가.

비평가와 대중들이 하늘 높이 떠받들다가 그만큼의 높이에서 추락을 맛보게 한 화가.

원하는 것과 요구받는 것 사이에서 타협하지 않은 화가.

삶의 이유와 목적이 뚜렷한 사람이 돌풍 속에 외롭게 서 있어도 휘둘리지 않는 이야기에

뭉클한 마음이 들어 바깥에서 마침내 집에 들어왔을 때 몇 번이고 페이지를 펼쳐보곤 했다.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내 방 안으로 미술관+도슨트를 함께 초대하는 즐거운 경험.

<내가 사랑한 화가들>을 읽으며 느껴보길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히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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