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
최대환 지음 / 파람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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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슬슬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긴, 내일 모레면 '춘'이 자연스레 붙는 삼월이 온다.

이번 설 연휴는 바람이 부는 봄보다 오히려 따뜻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는 것은 경험으로 아는 일이지만

늘 겨울이 되면 어제보다 오늘이 더 춥고, 몇 십년만에 처음 오는 추위라며

마치, 봄은 영영 오지 않을 것처럼 구는 것이 사람 마음인가보다.


계절이 그렇듯, 인생에 있어서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는 것 같다.

나의 노력에 더해 외부의 환경이나 조건이 날개를 달아주어 훨훨 날아다니는 시기와

아무리 애를 쓰고 버텨보아도 안 풀리고 고꾸라져 그저 납작 엎드려 숨만 잇는 시기.

어렵고 추운 때 '봄을 믿'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괴로움과 외로움의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시기에

그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졌다!'고 인정하고 끝내고만 싶은 마음에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은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하는 용기와

봄이 오고야 만다는 것을 자신과 이웃에게 계속 속삭여주는 끈기와 인내가

혹독한 광야의 시간을 축복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하는

<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의 저자는 최대환 신부님이다.


이 책은 '천주교'로 분류되어 있고,

복음서와 성서의 장절을 소개하며 내용을 요약한 묵상 주제가 들어있으며

부활 전 사순절에 일상에서 영성을 닦을 수 있는 이야기가 함께 하지만

'종교'로만 한정짓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인문학, 철학, 예술에 대한

저자의 깊이, 이해 및 애정을 느낄 수 있어 보다 넓은 독자가 읽기를 바라게 된다.




발전된 과학과 기술의 시대에 안락과 편의를 누리며

세상과 삶, 영혼이라는 비물질적인 모든 것의 신비로움이 사라진 것처럼 살고있는

인간들에게 딱히 '효율성'을 산술적, 수치적으로 증명해낼 수 없는

'종교'와 '신'의 영역에 일생과 영혼을 바쳐 기도하는 수도자가

찬란하고 화려한 반짝임 속에서 '빛'의 존재를 잊고 사는 사람들이나

터널같은 어둠 속에서 헤매며 '빛'이 간절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깨를 겯는 구호처럼 조용하지만 힘있게 건네는 말이다.


"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





봄은, 모퉁이를 돌아 다가오고 있다.

봄이 늦장을 부리는 것 같다면 우리가 봄에게 조금 더 다가가면 될 일이다.

봄의 존재를 믿는다면 나아가는 그 발걸음이 허무하게 끝나지 않을 것도 알게 된다.


온 지구가 '이 시국'을 맞아 대면으로 종교활동을 하는 것도 어려워진 요즘,

그래도 시간은 쉼없이 흘러 이제 다시 사순절이 시작되어 부활절을 기다리고 있다.

사순의 시기 동안 찬찬히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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