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 의미로 읽는 인류사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이도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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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위압감이 크다.


 

4차 산업혁명은 여기저기서 사용된 지 꽤 되었고

현대 사회에 대한 강의를 들을라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지만

그것이 가져올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주 단편적인 것만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n차 산업혁명마다, 생산방식이 완전히 바뀌었고

생산과 잉여물, 생산수단의 소유 및 자산과 권력에 따라 인간의 '지위'도 바뀌었으며

변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류의 세계관과 가치관도 바뀌었다, 는 것은

학교에서도 익히 배우고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다만, 교과서에서 배웠던 'n차 혁명이 일어나던 시절의 사람들은-' 이라고 

남일 보듯 암기하고 이해했던 현상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특히 이번 코로나19 때문에라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저자 이도흠은 동양과 서양,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를 통해서 

이 시대를 보는 새로운 이론을 모색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과연 이 책에는 4차 산업혁명에는 의아한 '화쟁기호학'을 방법론으로 취하기도 했다.

그래서 들어가며-를 읽을 때 꽤나 긴장이 많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가뜩이나 4차 혁명도 어려운데, 인문학적 지식과 이론이 가득 담겨 있으면 어쩌나- 싶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물론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본문만 388p에 참고문헌까지 더한다면 400p가 넘는 이 책을 읽는 속도가 더 느려졌겠으나)

여전히 술술- 읽힌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한 챕터, 한 챕터를 강의처럼 여기며

흥미롭고 신선한 마음으로 따라가기에 고단하지 않았다.

 

인류사를 훑으며 기술과 진리에 관한 인식의 변화에 따른 제도의 발전 과정에서 보이는

일종의 거대한 패턴을 익숙하게 알고리즘처럼 머리 속에 구조를 짜 넣고,

변화 속에서 인간이 서로를 대하는 사회학적 차이/차별지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과

그것을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완화하려 노력하는 윤리적 사상 및 대안들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문학자이며 국어국문학과 교수, 계간 <불교평론>의 편집위원, 한국기호학회 회장 등등 

경력과 연륜이 화려한 저자는, 작가 소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윤리와 사상, 종교적인 부분에서는 불교의 '업'과 '선'에 대한 비중이 제법 높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선함'을 부여하는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프로그래밍되고 데이터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에 인격을 부여하는 그 대안이 

처음에는 다소 황당하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리고 왜 인류사부터 이 책을 시작했는지 미뤄 짐작해보자니,

인류가 만들어 낸 많은 제도와 문물로 인해 주종의 관계가 바뀌어 

인간이 종속되고 억압받는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지만

늘, 그것을 보완하고 수정하여 더 나은 공동체로 향하려는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가능하게 했던 '선한 마음', '공감', '측은지심'이 인류에게는 존재했었다.

과학기술의 총체인 인공지능, AI도 결국은 인간이 만들어 내었고

인간의 판단과 조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n차 도전인 것이다.

 

이 '개벽'에 가까운 시대에 살고 있는 동시대의 지구인들은 

과거와 역사를 통해 인류가 쌓아온 오류, 불평등, 차별과 반동적 저항, 테러와 전쟁으로

인류가 비참함에 떨어지는 악몽을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결심이 필요할 것이다.

결국 '선'과 '공동체'로 귀결되는 저자의 견해와 주장에 동의하는 한편,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약한 것(환경, 기후, 동물, 사람, 단체, 국가)을 소외시키며

예외없이 빠져드는 인간의 욕심과 욕망이 '선함'의 실천이나 '도리' 이외의

학자로서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제안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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