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 나의 자발적 비대면 집콕 생활
정재혁 지음 / 파람북 / 2020년 12월
평점 :

홈바디(homebody)인 나도 집이 지겨워진다.
퇴근 뒤 집에 가는 길은 무척이나 설레고, 약속도 몰아서 잡아 한번에 일을 마친 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혼자 있는 시간이 무척 좋고 필요했던 나도, 밖에 나가고 싶다.
코로나19는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인간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런 와중에 '나의 자발적 비대면 집콕 생활'이라는 부제를 단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이란 에세이가 나왔다.

저자는 정재혁.
그의 전작 <도쿄의 시간 기록자들>에서 새로움과 경쟁, 트렌드의 범벅같았던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인상을 주었던- 도쿄에서 이제는 살짝 부끄럽기까지 한
'장인정신'을 새롭게 부활시킨 청년 장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한 온기를 품은 애정으로 시간을 들여 봐 온 사람이 할 수 있는 태도로 한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이 사람의 일상은 어떨까?'가 궁금했었다.
자신의 가장 내밀하고도 편안한 모습이 나오는 '집'에서의 생활이 주제인
이 에세이가 보고 싶었던 차에 좋은 기회가 되어 읽게 되었다.
저자는 10여년 동안 영화지, 여행지, 남성지, 패션지 등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통신원으로 활동했고,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살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게스트 통역, 교통방송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패널 등
문화와 사회 전반에 관련된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래서 책에서도 조촐하게 혼자 살아가되, 생활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들도
그저 흘려보내지 않고 눈과 마음에 담아 두거나,
뭉쳐져 있던 감정이나 생각, 그 때 미처 하지 못했던 일을 시간을 거슬러
차분히 돌아보고 다시 음미해보는 이야기가 저자의 색깔을 담백하게 담아 펼쳐진다.


비대면과 거리두기의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인간은 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을 누리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닿고 싶은 마음과 다른 사람들이 궁금한 호기심을 품고 산다.
저자도 그렇다.
타인의 취향을 짐작해보거나, 나와 비슷한 취향이 있는 사람들을 탐색할 수 있는
랜선 문화생활, sns, 플레이 리스트, 좋아하는 먹을 거리, 친구와의 약속장소, 카페 등
누구라도 가지고 있을 요소들을 '기자' 답게 조금은 멋부리며 글로 써낸다.
맥주 한 잔을 천천히 비우며 조근조근 말하는 것 같은 글을 읽고 있으면
시공간을 뛰어넘는 책이 주는 즐거움과 상상의 여지도 누릴 수 있다.

#때로는혼자라는즐거움 #에세이 #정재혁 #파람북 #집콕생활 #남들은어떻게사나 #리뷰어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