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 식욕 먼슬리에세이 5
손기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먼슬리 에세이 시리즈를 좋아한다.

사람들과의 대면접촉이 어려워진 요즘, 문어체로 솔직하게 그리고 맛깔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에피소드로 읊어주는 것 같은 신나고 재미난 책들이 나와

'다음편'이 궁금해지는 시리즈이다.


먼슬리 에세이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은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다.

저자인 손기은님은 무려 '먹고 마시고 놀러 다니는 걸 직업으로 삼은 자' 라고

읽는 사람의 염장을 지르는 소개를 한다.

패션매거진에서 무려 11년 동안 음식과 술을 전문적으로 다룬 손기은 기자님은

업계에서 '제대로 먹어본 자'로 평가까지 받는단다.




떠올려보면, 패션이나 옷, 화장품이 주를 이루고 (패션 잡지니까 당연하지)

여행, 책, 음악, 다이닝, 파인레스토랑은 서브조연처럼 실리는 잡지에서

큼직하게 원재료를 사진으로 싣고, '식물-채소'를 가지고 공간을 꾸미며

먹을 것을 좋아하지만 게으름까지 함께 겸비한 사람들을 위해

전국, 혹은 해외에서 핫한 음식이 이런 게 있다더라- 하고 소개해주는 일은

흔치 않았던 것 같다.




전국을 돌며 더 이상 밀가루는 무리-라는 사진기자를 설득했던 국수기행, 

남들은 출장 맞냐며 부러워했지만 최상급 고기도 물리는 걸 경험한 한우 기행을 

다니며 음식과 먹을거리에 진심과 열정을 다 쏟은 기사를 쓴 손기은 기자는

음식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 배워보고자 르 꼬르동 블루 2년 코스까지 수료했다.


번아웃과 무기력증을 마켓컬리 새벽배송으로 극복해 낸 작가의 이야기는,

읽을 때는 빵- 터지며 즐거움을 주었고, 깊이 공감했다.


사실,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짜증이 나고 힘든 단계를 지나

식물이나 돌, 처럼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느끼고 싶지 않은 

약간의 우울, 무기력의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먹는다는 행위 자체도

시들- 해지게 되었던 경험이 있어 더 그랬나보다.




기자로서의 지식과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여

책을 읽으며 메모하고 언택트가 비일상이 될 때, 기꺼이 즐길 목록을 만들었다. 

피자를 시키며 함께 브라우니를 시키고, 와인과 술의 향을 즐기는 사람.

다이어트를 할 지언정 술은 끊지 않는 뚝심으로, 결국 와인바까지 차린 사람.

먹는 것을 잃지 않는 일류의 삶의 궤적을 따라 읽다보면

마치 모험가의 여정에 동반하는 기분이 들어 절로 흥겹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지- 하는 '먹고사니즘'을 유쾌하게 만든 책

<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글자가 쫄깃쫄깃-하게 느껴지는 매력까지 겸비한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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