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버텨내는 데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
서메리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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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으면 요즘 많이 나오는 힐링 에세이같다는 인상이 든다.

화려하지 않고 단촐한 겉표지.

책 옆에서 한 줄기 김을 하늘로 올려보내는 차와 담백한 스타일의 잔.

책 위에서 고대로 잠들어버린 것 같은 온통 까만 고양이.

초록색 띠지를 제외하면 창호지, 치즈, 두부같은 느낌의 표지를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하게 된다.


띠지도 이 고즈넉함을 해치지 않는다.

각종 미사여구나, 추천사로 범벅되어있지 않아서 마음에 더 든다.

필요한 말만. 

과하지 않게.

책을 열기도 전에, 앞으로 읽게 될 '편이 되어준 문장 73'개와

그것을 통해 마음 둘 곳 없는 날을 달랬었을 저자의 시간이 상상된다.


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프롤로그와 차례도 깔끔하다.

사람에게 전해받는 기운/에너지/감정/느낌이 위로와 격려를 줄 때도 있지만

어느 날은 그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 혹은 책장에 꽂아놓고 읽기로 벼르던 책을 펼치며

그곳에 담겨있는 -남들에게는 흘려버릴 수도 있는- 문장을 통해 

조용하고 깊은 위안을 얻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 된다. 



저자 서메리는 번역가,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유투버라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영어에 능한 그가 소개하는 책들은 왠지 원서로도 완독했을 것 같다.

회사를 다니다가 -스스로 개복치라고 말할 정도로 소심하다면서-

회사 체질이 아님을 깨닫고 -회사 체질인 사람은 임원밖에 없는 것 같다-

과감히 조직생활을 접어버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면서

책과 영어를 소재로 하는 유투버로 강의도 나가고 있지만,

그 역시 프리랜서이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기본값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과 막막함을 책을 통해 달래며 나답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흔들리는 다짐을 붙들어 주는 문장들을 여러 권에서 만났기에

저자의 '인생 책'은 한 권이 아니다.





그래서 독자는 호사를 누린다.

<오늘을 버텨내는 데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를 읽으며 

읽었던 책이 나오면 반갑다. 

혹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 나오는 걸까? 두근거리기도 하다.

이 문장이 있었던가? 싶은 문자을 만나면 책장 어디쯤에 그 책이 있었던가-

기억을 더듬게 된다.



담백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일상과 삶을 문장 및 책과 솜씨좋게 엮어낸 책이다.

구구절절 말할 것 없이 깔끔하게 한 문장으로 다- 담아내는 원작들도 읽고 싶어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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