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 산다는, 그 어려운 일
보디팍사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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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실수를 한다.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이런 말은 새로운 말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너그럽게(?) 하는 말이지만

좀처럼 나에게는 진심으로 하기 어려운 말이다. 아쉽게도.


스스로에게도 저렇게 말하곤 한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스멀스멀 생겨버리는 내면의 질문을 멈추지는 못한다.

"정말? 그때 그러지만 않았더라면 괜찮지 않았을까?"

"완벽하진 않지만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은 더 했었어야지" 하고

엄하게 꾸짖는, 나에게만 가혹한 목소리.

민폐가 되는 게 싫은데, 실수투성이의 모습이 보이기 싫은데

문제를 일으키면 결국 해결해야하는 사람은 나이니까

애초에 왜 그런 실수를 했느냐고- 가뜩이나 힘겨울 나에게 냉정하게 구는 것은

언제쯤 그만 둘 수 있을까?



"자기연민"이라는 말을 좋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책의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조금, 눈물이 났다.우씨ㅠㅠㅠ

글을 읽어가면서 진짜 그런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허덕허덕이면서 살다가,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그저 잠시 멈춰서 있고 싶었다. 아니면 아예 도망가거나.


그런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더 씩씩해야하고,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다그쳤다.

나마저 나를 지탱하지 못한다면 아무도 도와줄 것 같지 않았던 절박감 때문일까.

그래서 자기연민은 나약한 사람이나 하는, 아무 쓸모도 없는 퇴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간으로 산다는, 그 어려운 일>의 저자 보디팍사는

자기연민은 자기동정과는 완전히 반대라고 한다.

자기동정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압도되어 어쩔 줄 모르는 상태라면

자기연민은 고통과 시련의 시기에 스스로를 지지하면서

압도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헤쳐가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고 한다.



그의 방법론이 바로 마음챙김이다.저자 자체가 30년 동안 명상을 가르치고, 

40년 동안 명상과 마음챙김, 자기연민의 기술을 실천해온 사람으로서

명상, 마음챙김의 다양한 훈련법, 명상법을 익히면서

말 그대로 '내 인생이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올라가는 일' 같다고 느낀 것,

'올라가려고 애를 쓸 때마다 저 위에 있는 누군가가 내게 볼링공을 던지는 듯' 한 것을

저자 자체가 30년 동안 명상을 가르치고,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다고 느낀 시기를 버텨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울컥거려서 아주 혼났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안 좋은 일들을, 

큰 규모의 시리즈로 연이어 당한 사람이

자기연민명상으로 스스로를 다정하게 대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이며 안심시키고,

몸과 마음을 더 잘 보살피며 내면에서 솟아난 자기애와 지지로 자신을 감싸는 

그 과정들을 책을 통해 읽어나가는 과정이, 

요즘은 너무 흔하게 사용되어 많이 퇴색되었지만 위로와 힐링이 되었다.




자신이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그런 다음, 상상으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버린다.

몸에서 나타나는 고통스러운 느낌에 주의를 기울인다.

마지막으로 아픈 그 부분에 친절과 연민과 지지를 베푼다.


이렇게 스스로가 만들어낸 성스러운 멈춤의 순간이

지혜와 용기가 발휘되는 지점이 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연민을 가지려'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고통에 덜 반응하고, 갈등에 덜 휘말리면

조금은 더 편하게 스스로를 대하게 된다.


우리가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통찰명상을 통해서, 나의 잘못된 시각을 깨닫고 교정한 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마음이 울렁거리고 매일같이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에 휘말리는 기분이 들때,

지극히 하찮음을 깨닫고 좀 더 내 자신을 위해 내 마음을 챙겨야겠다.


고대 인도어 '사티'는 '기억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배운 명상법, 마음챙김을 기억하고 변화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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