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숨고 싶을 때, 강릉
박시연 지음 / 난설헌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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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바다가 보고 싶을 때 생각나는 곳이지만,

바다 앞을 가득 메운 횟집과 커피숍, 편의점들이 

어느덧 고즈넉함을 잃어버린 휴양지 느낌이 되어버려 

개인적으로는 무척 아쉬운 곳이다. 


그래서 <꽁꽁 숨고 싶을 때, 강릉>는 제목이 참 신선했다.

숨기에는 더욱 한적한 곳이 좋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지은이 박시연은 강릉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다.

남(=관광객)들은 애써 보러오고 '바다 냄새다~~~~' 라며 좋아하는 

그 지릿함에 신물이 나서 강릉을 떠나 서울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런던에서 현대 미술을 공부하고 세계 곳곳을 돌며 20대를 보낸 사람이다.


세상을 탐험하며 화려하게도 살아보다가, 그리움에 돌아온 강릉은

그녀에게는 '집'이다. 

관광객들에게는 휴양지고 여행지이지만 

그녀에게는 세상을 피해 숨어버리고 싶을 때, 포근히 안아주는 고향인 강릉을

작가만의 감성과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로 사람들에게 소개한다.

여행 책자에서 알려주지 않는 곳도 선보이고,

이미 잘 알려진 여행지가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도 그 이유이다.


물론, 강릉을 이루는 바다와 멋진 해변을 소개하는 것을 빼놓을 수는 없지만 ^^



정감가는 지도로 숨겨진 장소 및 잘 알려진 '스팟'을 찍어주는 것도 잊지 않지만 ^^


소위, 강릉을 들렀다 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사람들에게는 목마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도



먹지 않고 넘어간다면 아쉬울 먹거리와 디저트들도 아기자기 소개해주며

머물면 환상적인 겨험을 할 수 있는 쉼터, 호텔, 홈스테이등도 빼놓지 않고 다뤄

여행책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여행지로 강릉을 꿈꾸는 사람들의 로망을 

'현지인 찬스'로 채워주는 것들도 고마웠지만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자기 꿈을 찾아 열심히 공부하고 경험했지만 프리랜서, 30대 싱글의 모습이

책 군데군데에서 툭-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여행지가 아닌,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 느껴지고

특히 '예술계'라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휴양지'나 '여행지'만큼이나 

특별하게 보이는 영역에서 갑/을, 싱글/기혼 등 이유를 대면 이유가 되는

여러 낯섦을 강요당하는 모습이 남일처럼 여겨지지 않아서일까?


사람 사는 모습이란 참.....

장소와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규격을 은근히 강요하는 부모 세대의 영향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고

새로움과 패기, 여전한 젊음으로 생기를 뿜어내는 20대와는 다른,

삶의 불공정함을 '그럴 수 있지' 라는 말로 주억거리며 

맛있는 떡볶이와 함께 씹어넘길 수 있는 공력을 가진 30대의 작가에게

각자의 도시에서 최대한 애를 써보자고 말해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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