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 - 일상예술가의 북카페&서점 이야기
정슬 지음 / SISO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언젠가 자신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에서 좋아하는 책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에세이를 읽어보길 권한다.
<당신에게도 낭만이 필요합니다>
사각거리는 종이를 넘기며,
갓 내려 향이 풍부하고 김이 살짝 올라오는 커피를 마시는 여유로운 시간.
내가 고르는 수고를 하지 않고서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음악이 나오고
몸과 마음이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로 꾸며진 북카페와 서점의 결합은
책덕후들이 바라마지 않을 꿀조합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끝까지 해내는 것,속 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이 어려운 일을 자분자분 해내고 있는 사람은 이 책의 저자이자
북카페&서점 '헤세처럼'의 운영자인 정슬님이다.

책을 사고 팔고, 커피나 음료를 마시는 공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립출판물들을 사람들에게 소개시키고, 작가와의 대화 이벤트를 열기도 하며
음악과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과 시간을 마련하여
지역에서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소통의 공간인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헤세처럼'은 관련 매체에서 자주 소개되고
캐릭터가 있는 '북카페'로 여러 차례 선정된 문화공간이다.
책에 실린 사진에서 서점, 카페, 음악 감상실, 스냅사진의 작은 전시공간,
영화 감상실, 독서모임이나 독서 관련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헤세처럼'의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 옛날 감성이지만 '뉴트로'를 좋아하는 요즘 세대에게도
안락함과 따스함을 충분히 어필하고 있는 멋진 '서재'같은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책에는 북카페를 운영하며 만나는 사람들, 부딪히는(!) 사람들과의
여행지에서 부치는 그림엽서 같은 소소한 이야기도 있고,
처음 북카페를 열기까지의 결심과 준비과정, 그리고 서점과의 거래, 운영같은
경영에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 향후 비슷한 공간을 갖길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여겨 볼 만한 꿀팁과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거 해서 먹고 살 수 있겠어?'라는 두려움과 걱정이 섞일 수 밖에 없는
자영업자로서의 고뇌와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해야 -생계는 당연하고-
공간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며, 지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까지도 낭만을 이야기 하는 이 책에는 골고루 담겨 있다.
낭만이라는 것이 별건가?
손해를 따져보다 조금이라도 위험하면 그만 두는 '현실성' 보다는
막연하게 '-하고 싶어'에서 그치지 않고 실현에 옮기며 그 선택의 결과를
항상 반짝거릴 수 있도록 공들여, 애정을 담아 아끼고 손보는 것이 낭만이지.
꼭 거창한 혹은 번듯한 북카페가 아니더라도
내가 있는 공간을 조금 특별하게 꾸미고 다듬어
시간을 내어 그 공간이 주는 여유와 낭만을 즐기는 삶.
그것이 작가가 우리에게 '낭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