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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처럼 당당하고 똑소리 나게 사는 법 - 뉴욕 타임스가 들려주는 직장, 집, 재테크, 인간관계, 건강 5가지 비결
캐런 배로우.팀 헤레라.캐런 스코그 지음, 강예진 옮김 / 키출판사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만약에 제목에서 '뉴요커'를 뺐다면 어땠을까?
저 멀리 뉴욕에서 사는 미국인의 삶이 나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는
심드렁한 마음이 없지 않아 들었지만, 책 표지가 예뻐서 선택했다.
-솔직히 원제인 Smart Living이 더 취향이다. 뭐, 개인취향이니까... -
이 책은 <뉴욕 타임스>의 기자들이 생활 팁 섹션인
'스마터 리빙'을 토대로 각자의 분야에서 기획하고 인터뷰하며 알아낸 내용을
직장, 집, 재테크, 인간관계, 건강의 5개의 영역으로 나누어 소개한 것이다.
전문가, 권위자, 고수나 유명 인사가 어려운 내용을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삶에서는 우리와 비슷한 일반인인 기자가 꼼꼼하게 발로 뛰며 모아놓은
실질적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들이 많아
필요하거나 궁금한 부분을 바로바로 골라 읽을 수 있어 좋다.
삶에서 마주한 온갖 문제와 수수께끼를 해결할 완벽한 답은 없으며
이 책은 '당신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해결책은 바로 이것입니다' 처럼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조언이나 가르침은 없다! 고 서문을 열고 시작한다.
그리고 여전히 더 똑똑한 삶을 위한 조언을 해시태크와 함께 올려달라고 하며
매일 조금 더 똑똑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일에 독자들을 참여시킨다. ^^


번아웃 증후군을 이기는 방법, 온갖 유형의 상사에 대처하는 법,
바쁜 업무에서 벗어나 생산적으로 일하는 법이나
회사에서 당당하게 낮잠 자는 법도 흥미롭지만 많이 보았던 것이어서인지
동양의 정서에는 약간 낯선 '연봉협상' 부분을 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상사는 연봉 협상이 있으리라 예상하고 있으니
갈등 상황 -껄끄러워지는, 돈을 너무 밝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진 않은-을 피하려고
연봉 협상을 주저하게 된다면 몇 년을 지나도 초봉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작고 귀여운 연봉을 보고 스스로 코웃음을 치게 될 지도 모른다.
슬프게도 협상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성별에 맞게 계획한다, 는 것은
-즉 여성이 단호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일하게 적용되는 적폐였다. ㅠ
경력을 바꿀 때 일종의 애도시간을 갖기를 권하는 것도 신기했다.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시스템에 능숙해지는 것이 목표인 직장인들이
옮기는 시점에서 스스로를 살피며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은,
비단 직장을 바꾸는 것에만 적용되지 않고 은퇴 후까지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겠다.

2장 집에서는 인테리어, 청소 및 유지 보수, 손님 초대의 팁들이 나온다.
합리적으로 셋집을 꾸미는 여덟 가지 방법
흰 옷을 하얗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나,
중요한 서류를 이불장에 보관해야 하는 이유,
주택 유지 보수를 위한 연례 체크리스트처럼
잡지에서 익숙하게 봤음직한 -그러나 찾으려면 또 어려운- 꿀팁 코너들이
한 책에 묶여 있어서 백과사전처럼 찾기 편해서 매우매우 좋다! ^^
물론, '뉴요커'를 위한 책이다보니, 제설기나 잔디 깎기, 지붕 홈통, 파티오 같이
우리나라 세입자들이라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영역이나
친구들을 초대하는 저녁파티에 초대장을 보낸다는 (!) 영화에나 나올 법한
-물론 여기서도 요즘에는 우편으로-심지어!!-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고는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그냥 전화만 한다'는 표현. ㅎㅎㅎ
역시 IT강국에서 사는 한국인으로서는 전통미가 느껴지기도 하다.-
상황들은 소설처럼(!) 즐겁게 읽으면서 넘어가도 좋겠다.
3장 재테크에서도 저축, 예산 계획, 기타 자산 관리법에 대한 전문 용어가
미국에 맞추어 나와서 (예를 들면 401(k), Roth IRA 같이) 집중이 잘 되진 않았...
4장 인간관계도 뉴요커가 될 수 없는 사람으로서 ㅎㅎㅎ
부담 없이 거절하는 말을 꺼낸다는 예시로
방문판매원에게 "방문 판매 제품은 안 사빈다."
월요일 저녁에 한잔하자는 직장 동료에게는 "주중에는 술 안 마셔요."
매장 제휴 신용카드를 만들라고 하는 계산대 직원에게 "다음에 할게요, 감사합니다"
말고, "저는 매장 제휴 신용카드를 쓰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자는 것은
영어로는 똑 부러지게 들릴 수는 있겠지만 한국어로는 영, 정 없이 들린다.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들과 대화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저런(!) 말을 듣고서도 마음 상하지 않을 이해의 토대를 쌓았다고 생각했다. ㅎ
물론 자기관리나 마음관리 부분은 인간 공통의 관심과 고민거리인데다
성공적인 결혼/연애를 위해 부부/연인관계를 원만하게 이어가는 법이라든지
중간중간 *플릭스나 기타 사이트를 통해 접한 미드가 나와 읽는 재미를 살려준다.

유난이다 싶을 정도로 먹는 것, 운동하는 것에 집중하는 뉴요커들의 생활에
꽤 큰 지분으로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가 다루는 노화, 운동, 수면과 스트레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일상에 적용하는 방법은 '지금, 여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영역인데다가
온라인 매장으로 직구할 때, 블로그만 보고는 잘 모를 수 있는 성분이나
좀 더 몸에 좋은 것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체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마음관리를 위해 명상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은 확실히 도움이 되고,
생각보다 의외로 간단하기도 하다.
아이가 음료수 병뚜껑만 혼자 잘 따도 박수를 치며 칭찬해주는
그들 특유의 긍정적인 기운은, 그저 웃음이 나면서도
'하려면 잘 해야지.' 에서 '그래, 인생 뭐 있어?' 하며
힘을 빼고 긴장없이 도전의 발걸음을 쉽게 뗄 수 있게 등을 떠밀어주는 기분이다.


전반적으로 색감이 좋고 눈에 딱- 들어오도록 편집이 되어 있어
-당연하지. 편집자들이 만들어 낸 책의 위엄! ^^- 편하게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잡지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스크랩 -종이로든, SNS 링크로든- 하지 않고도
궁금할 때 바로 펼쳐보며 소소한 꿀팁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