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 책과 드라마, 일본 여행으로 만나보는 서른네 개의 일본 문화 에세이 ㅣ 책과 여행으로 만난 일본 문화 이야기 1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요즘처럼 여행하기 어려운 시절에 책으로 다른 나라 문화를 들여다보면 어떨까?
일본은 참, 여러모로 할 말이 많은 나라이다.
아픈 역사가 있고, 얼마 되지 않은 과거에 대한 인식과 교육이 너무나 달라
소위 '민족감정'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애증의 이웃이다.
더구나 요즘 일본 정부와 고위 관료들의 망언,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태와
차별적인 외교정책, 혐한으로 난국을 타개하려는 꼼수들을 보면
'일본은 왜 혼자 동떨어진 고집을 피우는 걸까?' 하는 의문도 든다.
일본의 우리나라 제품의 수입이나 무역에 대한 일방적인 조치 이후
일본여행을 가지 않는 것은 국민적 캠페인처럼 되어 버렸다.
그러나, -당연한 말이지만- 일본 정부/관료와 국민을 떼어놓고 보면
국제화 시대에 바로 옆에서 함께 지내야 하는 일본 사람들의 정서와
그 정서를 만들어가는 문화, '일본'을 상징하는 음식/옷/건축 등은
대한민국, 중국의 그것들과 닮은 듯 다른 지점들이 있어 늘 흥미를 끈다.
저자 최수진은 20대 후반에 다녀온 일본 어학연수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2015년부터 1인 출판사를 시작하여 일본 관련 에세이를 출간해 온 세나북스 대표이다.
일본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여러 차례의 일본 여행으로 발전했고
미묘한 일본의 문화와 일본인의 정서를 직접 보고 느낀 바를 엮어냈다.
이번 <책과 여행으로 만난 문화 이야기>는
외국인으로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가장 처음, 그리고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책, 드라마, 영화, 일본 여행의 주제를 잡아 서른 네 개의 단상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우리에게는 다같은 '일본'이지만 들여다보면 지역색이 무척 강한 일본의 풍토나,
각 지역의 문화를 올곧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어디에도 없는
스토리텔링 관광, 지역특산물(과 그것을 파는 시장), 료칸에 대한 이야기가
저자의 경험과 관련 도서를 인용하며 술술 흘러나온다.

얇은 책의 두께와 저자의 지극히 사적인 경험의 공유는
마치, 일본 여행을 다녀온 친구의 편지나 지인의 블로그를 읽고 있는 것 같은
친근감과 소소한 행복감을 독자에게 느끼게 한다.
독자도 자신의 일본여행 경험을 떠올리며 "맞아, 여기 이런 것이 있었어" 하며
지난 감상을 떠올리는 추억여행을 해볼 수 있고,
"앞으로 일본에 가게 된다면 이런 것들을 해보고 싶다- "하며 리스트를 짤 수도 있겠다.
또한 여행 도중 마주쳤던 신기하게 다른 일상의 풍경이 왜 생겼는지 이유도 알았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음식점에서 느꼈던 묘한 불쾌감의 원인도 한 조각 찾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끈적하게 남는 '기질'의 다름, 그로 인한 차가운 눈빛은 -ㅁ-....-

언제까지 남남처럼 살 수 없는 대한민국과 일본.
우리나라도 각 지방마다 풍토와 문화가 조금씩 다른데,
국경을 달리 하는 외국인 일본과 함께 일을 하거나 생활할 때는
어떤 부분 (아침형/저녁형 생활 패턴, 일본 직장의 상하문화, 시간개념, 계획서 등)을
신경쓰고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야할 지 배울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이해하는 만큼 친밀해지는 것이 인간관계인데,
꽁꽁 얼어붙어 감정의 골이 깊어져만 가는 일본과의 관계에
정상적인 훈풍이 민간차원에서나마 불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물론, 가장 바라는 것은, 얼른 제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는 부류의 사람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