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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사피엔스 - 디지털로 입고, 먹고, 자는 신인류
이재형 외 지음, 김진우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이 책은 현재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기술경영을 공부하고 있는 박사와 석사들이
기술의 진화로 인해 인류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예측하는 한 편,
기술에 적응해야하는 인간이 아닌 '인간 중심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에 대해
아래와 같은 11개의 영역에 걸쳐 연구한 것을 모아놓은 책이다.

AI가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고, 상상만 했던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넘어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영역/서비스/트렌드/라이프 스타일까지 선보이며
사람들을 '선도'하는 것에 대해 조금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요즘 사회의 큰 화두인 정보, 보안, 가짜뉴스, 기술격차 등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완전한 전환이 가지고 올 수 있는 혼란과 조작, 통제에
인간으로서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가치와 본질를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특히 이 책은 전문적인 이론에 치중하여 기술을 딱딱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에 들어온 기술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 개인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은 기술과 경영을 접목하여 새로운 통찰력과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도록
성공전략과 가이드 라인을 제안하고 있다.

<테크노 사피엔스>라는 제목 답게
최첨단 디지털 신기술을 매 순간 숨쉬듯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게 될
2030년의 디지털 신인류의 전반적인 일상의 영역과 삶의 질을
푸드, 패션, 주거/라이프, 경제/금융, 교육,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교통, 개인/사회, 종교, 환경의 11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다.

푸드 로봇이 개인의 건강 및 취향에 근거한 식단을 요리하고
냉장고 속 재료들을 스마트하게 관리하며
친환경 제품의 생산과 유통, 소비가 투명하게 관리되는 시스템이나
기술을 접목하여 특수 분야의 필요에 맞추거나 신체적 제약을 보완해주는 의복,
나의 신체적 특징과 기업의 트렌드를 함께 인식하여 옷을 권하는 스타일링,
스마트홈으로 인공지능 비서/집사가 함께 하는 라이프 스타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소비패턴의 변화와,
블록체인, 암호화폐로 2D 지폐와 동전이 사라지며
핀테크와 데이터로 금융의 지형이 바뀌는 경제적 혁명,
교수가 아니라 로봇이 강의하고, 뉴미디어 세대의 뇌변화로 학습모델이 바뀌는
학습과 교육의 패러다임의 변화,
자율주행 자동차, 교통의 혁신, 시공간을 초월하여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인간이 거의 영생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의료기술, 헬스케어 시스템 등등
각 분야에서 우리가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매체를 통해 상상만 했던 '미래'가
이미 현실 -혹은 조금 유행이 지나버린 과거- 이 되었음을
사용 중이거나 곧 상용화될 기술을 예로 들어 글자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이미 우리가 '테크노 사피엔스'의 길을 걷고 있음을 새삼스레 깨닫게 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삶이 이롭게 되는 '멋진 신세계'를 펼치던 이 책이
로봇과 인간의 구분은 어떻게 하는가, 인간의 감정을 읽고 유도하는 인공지능,
인공지능 로봇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법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가,
로봇이 재난 및 재해를 예측하여 환경을 모니터링 하고 지키는 기술을 발휘하고,
나아가 기술이 신의 영역을 대체할 수 있는지를 질문하는 후반부에 이르게 되면
<터미네이터>같은 인류멸망 영화들이 떠오르며
다시 두려움이 불쑥- 솟아오른다.
이미 정보격차와 기술의 활용의 능숙함의 차이가
세대 간, 경제적/지역적/문화적 계층간의 구별을 뚜렷이 하고 있다.
막연한 언젠가의 미래가 아니라 이미 성큼 다가온 '미래기술의 현재성'에도
변하지 않아야 할 사회적 가치와 인간의 본질에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