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김소월 지음, 나태주 시평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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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꽃이 핍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왔기 때문이죠.

예전엔 유심히 지켜보지 않아 순서를 지켜 꽃이 피었는지 모르겠지만,

개나리와 진달래, 산수유, 벚꽃, 산당화가 어우러져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언제나 흐뭇하고 기특한 마음이 듭니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이젠 제법 따사로운 햇살 아래

뾰족한 잎사귀 사이로 자기 색을 뽐내는 꽃들을 보고

슬픔과 아련함을 노래한 시인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시와 노래로 사랑받는 시인 김소월입니다.

학교 다닐 때, 국어 시간에 배우고 외웠던 서정성과 향토성이 짙은 시인 김소월.

시험 보기 위해 외웠던 시였고, 응원가나 유행가, 노래로 만났던 시였는데

이제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나태주 시인의 보석같은 해제(시에 대한 설명)을 더해

오롯이 시 자체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김소월시집: 진달래꽃>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담겨 있습니다.

사랑을 막 시작하여 설레는 마음, 

뜻대로 되지 않아 아프고 서글픈 마음,

작은 것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 

어쩔 수 없이 사위어 가는 것들에 대한 애잔한 마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슬픔을 마구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깊이 눌러 담아 배어나온 감정의 색깔 위에 

한지를 덮어 곱게 접어 담아두었다가

시간이 지나 또 그 계절이 오면 꺼내보는 그 마음을 

시험이나 성적 같은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다 걷어내고 

또렷이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참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시로 읽어도 노래로 재생되는 김소월 시인의 작품을 만나면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과 생의 어떤 순간들도 함께 독자들에게 다가올 겁니다.

이번 봄은, 특히나 더욱

조용히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시를 읽기에 더욱 좋은 때입니다. 



김소월 시인의 작품을 읽으면

우리 말의 아름다움도 더불어 발견할 수 있답니다.

지금은 쓰지 않는 말들이나 존재도 몰랐던 말들은

친절한 해석이 따라와 시를 풍부하고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925년에 유일한 시집으로 발간된 <진달래꽃>은

이별의 슬픔을 절제해서 담아내었다는 평과 더불어

한국 근대 문학 작품 중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


154편의 시와 시론 <시혼>을 남기고 33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살고 간

시인 김소월.

'평생 읽어도 다는 모르겠는 시'라는 나태주 시인의 감상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김소월시집: 진달래꽃>을 통해 잘 알려져 있는 작품들과

지금이라도 음을 붙여 노래로 만들어 불러도 사랑과 이별, 삶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시를 잘 읽지 않은 저에겐- 신선한 작품들을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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