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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와 깃털 ㅣ I LOVE 그림책
브리타 테큰트럽 지음, 원지인 옮김, 강정훈 감수 / 보물창고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그림책은 언제나 옳다.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사뭇 다르게 다가가는 동화책과는 결을 달리
그림책은 지금껏 알았다고 착각했거나, 쉽게 넘겨왔었던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애정어린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하는 매력이 있다.
뻔한 것들, 사소한 것들이 의미를 갖게 되는 행복감과 새삼 솟구치는 호기심이
다 큰 어른들이 동화책과 그림책을 사서 보는 동력이 아닐까 한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까닭에 가장 많이 접한 새는 손에 꼽는다.
마주치면 인간인 내가 피하고 싶은 '하늘을 나는 쥐'같은 느낌의 비둘기와
어렸을 때 박스 속에서 초등생의 눈을 사로잡던 병아리(에 크다 죽어버려 눈물 빼는 중닭;),
깡총깡총 뛰다가 오종종 날아가버리는 참새들과
엄청 시끄럽고 눈빛이나 부리가 무섭기까지 한 까치. 정도?
그런 의미에서,
<새와 깃털>은 '깃털학'이라는 학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책이자,
새의 머리, 목, 몸을 덮고 있는 겉깃털 말고도
꽁지깃, 날개깃, 겉깃털 밑에 있는 솜털 (구스-_-;;; 나 다운-_-;;; 말고;;;)의 존재와
그 배열, 무늬, 색깔과 역할이 새를 '나는 존재'로 만든다는 신비로움을 일깨워준다.
책의 시작은 눈처럼 흩날리는 솜털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학교와 영국왕립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저자 브리타 테큰트럽은 자연과 사물에 대한 탁월한 감각으로
<날씨 이야기>, <달>, <물고기는 어디에나 있지>, <반짝반짝 반딧불이 플로렌스> 같은
100여권에 달하는 그림책을 출간하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이다.
천연기념물 동물을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관인 강정훈 학예연구관의 감수를 거친
<새와 깃털>은 새의 깃털에 대해 새롭고 유익한 내용을 배우고,
나아가 새라는 존재에 대한 관심,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동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아름답고 흥미로우며 학습적인 면에서도 빠지지 않는 책이다.

어떻게 저런 색의 깃털을 가지게 되었을까?
감탄학 만드는 깃털의 색이 우리 머리카락처럼 색소에서 얻은 것이라는 사실과
새들이 먹는 식물에서 색소들을 흡수한다는 것,
그리고 빨간색과 노란색이 박테리아가 깃털을 상하게 하는 것을 막는 색이라는 정보는
'빨간색과 노란색이 없는 새들은 그럼 어떻게 하지?' 라는 궁금증을 만들었고,

인간이 이용하거나 감상하기 위한 새의 '깃털'이 아닌
새라는 존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섬세한 역할을 하는 깃털에 대해 배워볼 수도 있다.

새가 새인 이유는 그들이 날 수 있어서 이고,
그들을 날게 만드는 것은 바로 날개와 그것을 이루는 깃털이다.
이 깃털이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추진력과 공기 흐름을 조절하여 양력을 발생시켜
날개짓과 활공, 고속/저속비행, 정지비행, 이/착륙의 다양한 스타일을 만든다고 한다.

새에게 깃털은 생존이기에, 털갈이와 깃털 고르기는 건강한 새가 성실하게 해야하는 과업이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새가 날아가는 것이 그냥 '푸드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깃털을 고르거나 목욕을 하는 모습을 좀 더 관심갖고 지켜볼 것 같다.
새가 날아오르거나 머물다 간 자리에 떨궈진 깃털을 보며
'음, 이 깃털은 청결유지용 깃털이구나' 하고 제법 지식을 뽐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새와 깃털>을 또박또박 읽고 난 다음 만나는 새는, 이전의 새와는 다를 것 같다.
아는 만큼 보이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말은 정말이지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