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갗 아래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에 관한 에세이
토머스 린치 외 지음, 김소정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처럼 몸과 건강에 대한 관심과 뉴스가 쏟아질 때가 없다.

기술과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질병-노화-죽음은 영원히 인간의 과제로 남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살갗 아래>는 지금 읽기에 딱 좋은, 몸에 관한 에세이다.


무려 열 다섯명의 작가들이, 인간의 몸을 이루는 기관 하나씩을 정해서 쓴 이야기.

출판사에서 톤앤 매너를 미리 준 것일까?

영국에서 주목받는 열 다섯명의 작가는, 자기가 선택한 '몸'의 일부분에 대한

개인적 감상, 관찰을 통한 발견, 생각이 깊어진 철학을 재치있고 매혹적으로 풀어낸다.



독자가 어디부터 골라서 읽든 어떤 기관에 우선권을 부여하든

내 살갗/피부 위에 있어 눈에 보이는 기관이나, 

그 아래에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기관에 대해

제대로 의식하고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모든 생각과 감각과 기억을 가능하게 만드는, '뇌'라는 조직이 제일 궁금했다.

과학자들이 뇌지도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반응들이 

인간의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분석하고 공부하는

심리학자, 뇌과학자, 신경학자들이 '뇌'를 공부하기 위한 여러가지 과정 중에서

이 챕터에서는 특히나 '전두엽 절제술'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뇌'를 담당한 필립 커는 꽤 인기있었던

 -보기를 멈춰서 아직도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다마는-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를 시작으로, 존F케네디의 동생 로즈메리의 케이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을 흥미로운 실제 사건을 예로 들어 

독자들로 하여금 뇌와 수술에 관련된 복잡한 용어를 

기꺼이 읽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다.



사실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전두엽 절제술' -공포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쓰였다- 이

환자의 성격, 인격을 완전히 바꿔놓고 

정상적인 생활마저 불가능하게 했던 과거가 있었으나

현재 과거의 악명을 벗고 새로운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독자에게 전달한다.

믿건 안 믿건 과학자와 의사들은 계속 시도를 이어가고 있고 

그것을 윤리적으로 철저히 감시하되, 

알아가는 호기심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신체의 각 부분에 대해 몰랐던 이야기들을 발굴해낸 작가들의 수고 덕분에

아프기 전에는 제대로 들여다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내 몸의 각 기관들을 인식하게 되었다.

작가들처럼 본격적인 연구/조사/탐사까지는 어렵더라도

나의 삶의 좋은 점, 나쁜 점이 고스란히 박혀 있는 내 몸에 대해, 

몸과 함께 살아온 시간에 대해

새로운 시야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ps : 작가들의 짝짝 달라붙는 매력적인 글쓰기를 15개씩이나 

      한 권에서 만나 볼 수 있다니. 넘나 좋은 것!!!!  

      몇 번씩 읽어도, 재미와 웃음 포인트가 새롭게 발굴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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