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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표현하는 연습 - 남들 앞에서도 나답게
전훈 지음 / 여름오후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내가 연기자도 아니고, 굳이 "나를 표현하는 연습"까지 해야하나? 싶은 사람에게 묻는다.
우리는 매일, 연기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아침에 눈을 떠서 씻으며 나갈 준비를 하면서부터 우리는 '사회적인 나'라는 역할에 돌입한다.
집에서 수면잠옷을 입고 (혹은 더욱 편안한 복장상태로) 뒹굴거리는 모습과
아무도 없는 차 안에서 운전을 할 때, 끼어드는 차에 거친 소리를 내뱉는 모습과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규범에 맞추어 행동하는 모습은
모두 한 사람에게서 나온다.
나답게, 를 시간과 장소 그리고 대상을 가리지 않고 구현한다면...
아.. 상상만으로도.... 어마어마하다. ㅎ
그럼 남들 앞에서도 '나답게' '표현'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 전훈은
우리에겐 연기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사회적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나, 내향적인 성격을 외향적으로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느끼는 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나'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껍질을 벗어버리고 진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9가지 연습을 통해서!
1. 남 앞에서 떨지 않고 말하기 위한 집중력 쌓기
2. 진짜 내 느낌, 내 감정을 알아채는 감각 훈련
3. 내 표현을 풍부하게 만드는 상상력 활용하기
4. 다양한 표정, 매력적인 목소리를 담는 신체 훈련
5. 다른 나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매직 이프
6. 남의 입장이 되어 말해보는 롤 플레이
7. 수줍은 성격을 바꾸는 단계별 자기 노출
8. 걱정과 불안을 떨쳐버리는 나와의 대화
9. 삶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관점 바꾸기

책을 읽다보면 더 뚜렷하게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과연 나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다.
나는 나로 오래도록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알고보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
너무나도 당연하고 덤덤하고, 무디며 냉정하게 대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연기 훈련이라고 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든 사람이 있다면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끊임없이 말하는 것은 "나" 에 대해 온 감각으로 느끼고
나에 대해 계속 탐구해나가는 것이 '표현'의 기초이자 매일매일의 성장과정이라는 것을.
물론 철학적인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몸을 쓰는 방법, 상상을 하기 위해 필요한 관점의 전환, 호흡법, 표정을 다듬는 방법,
생각을 몸으로, 대사/혹은 말로 표현하는 방법,
다른 사람과 대화하듯 머리 속에서 상황 연극을 하며 할 말을 다듬는 방법 등
실제 배우들이 연습하는 방법을 고스란히 실행해 볼 수 있도록 차근차근 지도해준다.
괜히 연기 트레이닝이 아닌 것이다!

얼마 전에 즐겨봤던 TV 드라마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발음하기 어려운 문장을 빠르게 말하는 것을 보고
예전의 '간장공장'이나 '경찰청 창살' 말고도 뭐가 많이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그 문장들을 여기서 보게 되어 반갑고 웃겼다!

연예인이나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을 가진 사람만 필요한 책이 아닌 것 같다.
보다 섬세하고 예민하게 자신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
평소 '아... 이걸 뭐라고 말하지? 어떻게 표현하지?' 로 답답했던 사람들.
자신은 그런 생각이나 감정이 아닌데도 자꾸 오해를 받는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타인의 눈이 더 정확할 수도...)
내가 가지고 있는 대로 왜곡되지 않게,
혹은 조금 더 나은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팁과 도움이 될 만한 방법들이 쏠쏠하게 실려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