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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 - 엑셀만 하던 대기업 김 사원, 왜 마트를 창업했을까?
김경욱 지음 / 왓어북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이것을 기개라고 해야할 지, 용기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어 있고, 취업이 너무나도 어려운 요즘
남들은 들어가고 싶어 몇 년씩이나 고생하다 병이 날 판에,
잘 다니던 직장을 "대기업병"을 얘기하며 내려놓고 나온 사람을 두고.
저자 김경욱이 그런 사람이다.

정유회사를 그만두고, 서울도 아닌 곳에 다른 것도 아니고 마트를 열다니...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가 생각날 판이다.
이게 된다고? 왠 마트? 장사가 된다고? 하고 남 일인데도 걱정이 앞서는데
저자의 도전에 그를 아끼는 사람들의 얼마나 많은 염려와 걱정이
겹겹이 쌓였을까?
그래서 더 이 책이 궁금했다.
당연히 성공했으니 책까지 냈겠지, 싶다가도
도대체 어떻게 성공이 가능하지? 하는 호기심이 이겼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도 이 회사가 목숨줄인냥 힘주어 부여잡지 않아도,
혹은 원치 않은 시점에 타의에 의해 그만두게 되더라도
마냥 죽지만은 않을 수 있을 방법을 배워보고 싶었을 수도 있겠다.


내 맘을 읽은 듯한 차례의 제목들은 사람들이 했음직한 질문에 대해
하나씩 답을 풀어 설명해주는 명강사의 한줄 요약같은 것들이었다.
꿈을 꾸라고 강요에 가깝게 요구하면서
정작 꿈을 말하면 '그게 꿈이냐'고 하거나
그래서 구체적인 달성방안을 내놓으라는
진짜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는 사람들과 사회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는 마음가짐,
스타트업의 수많은 항목 중에서 마트를 선택한 이유와
착착- 진행시킨 방법의 안내,
창업만큼 어렵다는 모객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전략, 고비, 실패, 배움,
(군산이라는) 지역의 특색을 최대한 이용하는 법,
자영업자로서 가져야 하는 인사이트,
그리고 사람(고객 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인력 -게다가 그들이 가족일 때;;-)과의 관계.


공산품의 저렴함과 다양함은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을 이길 수 없고
오로지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보이는 곳은 신선식품이지만
새벽배송업체가 늘어나는데 우리들마트는 대체 살아남기나 하려는지,
하는 걱정어린 애틋한 마음이
책을 읽을 수록 확신과 응원으로 바뀌는 이유는 저자의 긍정적인 도전정신이다.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고 이윤을 내는 것이 장사의 핵심이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와 존중, 이웃에 대한 따스한 관심과 적극적 개입,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몸과 영혼을 '일'에 빼앗기지 않아도
지속적이고 예측가능한 이윤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동력을 마련해두는 전략이'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을 '제대로' 해내며
1등이 부럽지 않은 2등, 동네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우리들마트를
만들어낸 전 대기업 김사원, 김경욱씨의 힘이었다.
퇴사자들의 등대가 되고 싶진 않다고 했지만
남들이 보든 안보든 불빛으로 존재감을 보여주는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낸 저자.
우뚝 발을 디딘 그 곳에서 빛을 멀리멀리 펼쳐내는 성공한 창업자로 남아
직장인/예비직장인/예비퇴사인/예비창업인에게
희망과 비전을 나눠주길 희망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