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가정식 - 5인의 아틀리에에서 만나는 5색 일본 가정식 레시피
미쓰하시 아야코 외 지음, 지영 옮김 / 라온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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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일터에서 풀려나-_- 휘적휘적 집으로 들어와서 

허물벗듯 간신히 옷이나 갈아입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누워서 자다가 끼니를 놓치지 십상이고,

회식으로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에 혹사된 위와, 무뎌진 입은

msg가 듬뿍 들어간 음식에서 허기만 달래면 되는 걸로 굳어지기도 했구요.


무엇보다, 

음식을 하기까지 재료를 사오고 준비하고 다듬고 끓이고 뒷정리를 하는

그 모든 시간과 과정 및 수고로움이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 가장 컸어요.


그런데도, 슴슴하고 간단하지만 

배가 든든히 차는 집밥에 대한 로망은 항상 있었나봅니다.

문제는, 요알못이 덥썩 달려들기엔 음식의 세계가 만만치 않았다는 거죠.

요리책을 사서 읽으면 분명 우리나라 말인데 

그 정도를 알 수 없는 애매한 말들을

(자작자작하게-, 한꼬집, 적당히-, 숨이 죽으면- 같은.... ) 

해석하듯 실험하듯 저질러 보다가


다시 "아-, 그냥 사먹고 말지" 로 회귀한 분들이라면 

이 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말 그대로 일상이 달라지는 행복한 식탁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날, 가정식>


일본 가정식이어서 우리나라 밥상처럼 푸짐한 느낌은 없는 반면

정갈하고 깔끔하게 차려진 음식을 대접받는 기분이 들고요, 

한 그릇 음식만 만들면 되니 부담이 한결 덜한 것도 사실입니다.


맛있는 요리도 좋아하지만 

예쁜 요리에 대한 로망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나를 위해 시간과 노력, 공을 들여 열심히 만들어낸 음식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다면,

평소 자주 접할 수 없는 요리나, 독특한 재료를 사용해서 

이국적인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면,

<특별한 날, 가정식>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책은 5명의 요리 연구가의 레시피가 실려 있습니다.

각각 여러가지 삶을 살다 각자만의 이유로 요리와 플레이팅, 

자기를 위하는 방법을 터득한 멋진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새로운 일터인 아틀리에가 소개되어

요리 뿐 아니라 요리를 통해 달라진 삶과 요리로 맺어진 인연도 

함께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본 가정식이어서 '밥'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요리를 먹다가도 왠지 '밥'이 없으면 서운한 밥순이인 저에겐 

각 요리 연구가의 레시피 구성이 마치 코스 요리 같았어요. 


샐러드와 간단한 에피타이저로 입맛을 돋워주고

한 그릇 밥을 조금 더 색다르게 즐길 수 있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혹은 직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재료

아니면 조금 응용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재료들을 소개하여 

보기만 해도 예쁘고 귀한 대접을 받는 것 같은 요리들에 도전하고 싶도록 자극합니다. 

 




단, 아틀리에 음식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요리에 걸리는 시간이 마냥 간단치는 않습니다. 

'두부테린'은 보기에는 정말 뚝딱- 차려낼 것 같은 비주얼인데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

물론 응용하거나 재료를 대체하면 줄일 수 있겠지요? ㅎ



너무너무너무 좋았던 디저트들!!!

물론 오븐이라든지, 베이킹 재료를 갖추어야 하지만

주말에 브런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다채로운 디저트를 만들어보면 정말 좋겠지요?

다른 사람들을 집에 초대하고 나서도 이런 아름답고 맛있는 디저트를 대접하면

그 시간과 맛있는 경험이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이 책의 장점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나 못하는 사람도

각자의 단계에 맞는 요리를 골라서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물론 사진만큼 예쁜 요리가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저는 ;; 요리 모험가라서...) 

나를 위하는 첫번째 단계로 삶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음식과 요리에

정성을 기울이는 그 마음 하나로 이미 충분히 위로받는 기분이 들 것이구요,

만약에 내 손으로 만든 음식이 맛까지 있다면 

그 충족감과 포근포근한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그 기분과 자신감으로 점점 다른 음식에도 도전해보고 싶을 것 같고

요리부터 시작한 '나를 챙김'이 

생활의 구석구석에 온기와 에너지를 줄 것 같아요.





간편식과 외식의 지분을 좀 줄이고

특별한 가정식으로 

평범한 주말이나 일상을 조금 스페셜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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