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는 근사한 태도로 - 쩨쩨한 어른이 될 바에는
손화신 지음 / 웨일북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덧 신체적으로, 그리고 숫자상으로 어른이 되었지만

"내가 어른의 몫을 잘 하고 있나?" 하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왜냐하면 괴로워한다는 것은 고민을 한다는 것이고,

고민을 한다는 것은 현재 상태에 불만족한다는 것이고,

불만족이라는 것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거나,

마음에 걸리는 돌멩이를 치우려는 생각이 든 것이니까.


그래서, "어른의 상태가 좋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결정해서 마음대로 하고 있어!"

인 사람들이나

"어른이 뭐 별건가. 시간이 지나면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그러는거지~" 인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과


마음이나 정신, 거창하게는 영혼의 어딘가에

묘한 뽀드락지가 나서 신경쓰이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자다. 그리고 틈틈이 글을 쓰는 작가이다.

출근길에 광화문역에서 내려 양쪽 벽면을 채운

생 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속 구절 중에서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쪽으로 갈 지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쪽으로 갈 지

선택을 하는 과정 속에서도

"어른"과 "어린이"에 대해 생각하고

그 생각의 끈을 늘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을 썼지 싶다 ^^)

책은 저자의 선언으로 시작된다.

"그래서 말하는데, 나 이제 어른 안 할 거다."


순진무구하며,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하나의 놀이,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이며

최초즤 움직임이자 하나의 신성한 긍정인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어린아이처럼 나 하고 싶은 것을 마음 가는 대로 살며

매일을 충실하게, 유치하지만 세상 무서운 것 모르고 살고 싶은

작가의 다짐과 그 다짐에 연결된 에피소드들이


1부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는

2부 우리가 마음껏 아이였을 때

에 각각 22개씩 2글자의 타이틀로 소개된다.


카카오 브런치북의 무려 '대상' 수상작답게

길지 않은 호흡에 담겨 있는 글들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퇴근길이나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심란한 오후,

혹은 해야할 일을 끝내고

잠시 커피를 마시면서 졸음을 참는 점심시간에

맛있는 쿠키처럼 하나씩 빼내어 읽기에 좋다.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군데군데 겹치는 추억과 문화의 아이콘들이 친근함을 더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인싸력의 상승과 함께

적당히 색깔이 빠져서 밋밋한(?) 느낌이 드는

직장인형 말투와 처세에서

작가와 나의 교집합 부분을 발견하곤 웃픈 기분도 느꼈다.


주체, 하루, 가치, 상상, 믿음, 본능이나,

소심, 비움, 통제, 불안, 초월, 재미 같은 평범하게 쓰이는

이 단어 하나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나의 키워드로 책까지는 못 내더라도,

(뭐지. 이 소심함은? ㅎㅎㅎ)

어느새 방치되고 있는 다이어리를 채워볼까-

하는 생각까지는 들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미학! ^^


온전히, 충만히 어린이가 되기 어렵다면

정해놓은 시간만큼, 마음편한 공간만큼은

어린아이의 애티튜드(!)와 스피릿으로~

성숙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빈 자리를 순수의 행복감으로 채워봐야지.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