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셰프 서유구의 술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4
서유구 외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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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다가 셰프라니, 조합이 재밌고 책 내용이 궁금하다.

너무 더워 시원한 맥주를 얼음컵에 넣어 마셨는데, 

어느새 날이 소슬하니 다른 술이 생각난다.


옛사람에게 술은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요즘은 안 그런가? 싶어 웃음이 났다가 책을 읽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처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돈을 주고, 

혹은 SNS에 소개된 술집에 가서 안주까지 곁들여

얼마든지 편안하게 사 마실 수 있는 술이 아니었다.


귀한 쌀을 농축시켜 만든 술은 

조상에게 바치는 최고의 음식이었고

좋은 술을 대접한다는 것은 상

상대방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이었으며

집안에서는 가운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하며 

중요하게 상시적으로 술을 빚었다고 한다.


절로, 술을 대하는 마음이 경건해진다.

옛날 술은 청주나 막걸리 정도만 알고 있는 술알못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술을 빚는다는 것은 단지 취하거나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목욕으로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고요와 여유를 유지하며 시간의 힘을 빌려 담는 정성과 마음이었음을 알게 되니 새삼, 소개된 모든 술이 귀하게 보이고 맛이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술의 기원과 술을 빚는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하는데,

<정조지>의 '온배지류'에서 총 33가지 전통 술을 복원하여 수록하였고

술과 함께 먹으면 좋은 소박한 음식이나,

전통술을 기반으로 한 17가지의 현대적인 술도 담았다.


서양의 와인과 맥주, 소주로 둔해진 술에 대한 미각을

봄이면 복숭아꽃이나 송화, 여름이면 장미나 연꽃, 물푸레나무, 

가을이면 국화 등을 넣거나 향을 입힌

우리 전통의 계절주로 일깨우면 멋지지 않을까?


이제 싸고 양 많은 대량생산 주류가 주로 소비되던 가성비 시대에서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로 정성을 들이고 

개성을 듬뿍 살려 조금씩 만든 수제 주류에도

지갑과 마음을 넉넉하게 쓸 수 있는 가심비 시대로 옮겨가고 있는 시기에


먹고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이 아니라

그 정취와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즐길 때 

함께 할 술을 알게 되어 행복하다.



책을 읽다보면 능력자들은 분명 술을 직접 담가보고 싶을 것이다.

<조선셰프 서유구 : 술 이야기>는 술 빚는 여러 방법, 

술 빚기에 사용되는 주재료, 술에 대한 지식이 골고루 담겨있어, 

독자의 목적에 따라 스스로에게 맞는 술을 골라 빚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가마솥 식은밥으로도 술을 만들고, 허브막걸리로 향긋함을 더하고 

코코아 귀리주로 후식의 커피를 대신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전통주의 일상화를 알알이 담은 책이다.


휴일과 주말에 조금씩 다양하게 담근 술로

한 주의 저녁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요리 좋아하고 술 잘 마시는 친구에게 책  선물해줬더니 

뭐라도 하나 만들어 초대한다고 한다.

술이 익어가는 듯 여유있게 그 날을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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