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의 바닥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은경 옮김 / 홍익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앤디 앤드루스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방송인, 기업의 인기 강의자로 활동 중이며

주간 팟캐스트와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인생을 바꿔주는 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

등의 책을 썼다.

사람들과 말로 소통하는 사람답게,

(심지어 대통령의 요청으로 백악관에서 연설까지 했다)

앤디 앤드루스의 글은 아주 깔끔하고 위트있으며,

술술 읽히고 오래 남는다.

익숙하지만 구미를 당기는 말로 각 파트를 열고,

독자가 핵심적인 요소를 정확하게 짚어내도록

재미있고 짧은(!) 에피소드로 내용을 채운 후

마음에 새겨 기억하도록

인상적인 그림과 밑줄 친 요약문으로 이야기를 닫는다.


이 책의 제목 <수영장의 바닥>이 나오게 된 에피소드이다.

어떻게 해도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강력한 1등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그리고 모두가 참여자이고 경쟁자이며 심판관까지 되는

험난한 상황에서

단지 조금 생각을 바꾸었을 뿐인데,

(그래서 승리가 완전하게 인정받지는 못할지라도)

그것으로 아예 새로운 세계와 게임의 룰을 만들어 버린

케빈의 시도.

도무지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발버둥만 치고 있는 자신의 상황에서

바닥을 찍어보자는 각오와 도전,

그리고 새로운 생각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용기와 긍정의 기운이

어제와는 다른 나의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줄기차게 얘기하고 있는 중심 주제다.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수영장의 바닥>도

지금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게 한 뒤

'무엇'을 해야하는지 결심하게 마음을 세팅하고

'어떻게'해야하는지 팁을 주고, 방법을 제시한다.

하지만 읽으며 정말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왜'에 해당하는 부분을 모든 파트에 감춰두었다는 것이다.

(파트 2의 7 1/2 에서 대놓고 말하기도 했다 ^^.)

사실 성공, 도전, 혁신, 변화라는 말은

듣기도 좋고 누군가 하겠다고 해도 박수를 보낼 일이지만

늘상 추구하기에는 피로감, 긴장감과

실패했을 때의 좌절감이 따르는 단어들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성공을 향해 치달아 가기만을 권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멋진 사람들의 훌륭한 시도에 대한 찬사만이 아니라

그 순간 그런 선택을 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두어

독자들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곱씹어 볼 수 있게 돕고 있다.



사실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너무 많이 알아서 질려버리고,

놔버리고 싶을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럴 때는 이 책의 제목 <수영장의 바닥>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남들의 눈에는 바보처럼 보이거나, 엉뚱하게 느껴져도

자신의 생각과 능력에 한계와 틀을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연어처럼 삶의 방향이 한 곳으로 회귀하도록

뼛속 깊이 새겨져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물 속에서 숨가쁘게 허우적 대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수영장에는 어디에나 바닥이 있다.

수영장의 물을 가둔 벽과 바닥이

곧 나에게 솟구칠 힘을 줄 수 있는 기회이자

잠시 숨을 고르고 쉬어갈 수 있게 든든히 기댈 수 있는

정거장이 될 수 있다는

다양성과 통찰력을 키울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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