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상하게 하는 일은 그만하기로 했다 - 바닷가마을에서 깨달은 지금을 온전하게 사는 법
전지영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아니 언제나라고 해야할까?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때론 남들도 다 들으라고 큰 소리로 선언하기도 하는 말이

이 책의 제목이다.

<나를 상하게 하는 일은 그만하기로 했다>

이런 익숙한 말에 스멀스멀,

다짐을 무색하게 만든 나와의 타협 과정이 떠오른다.

심지어 타협으로 결정하기까지 하나 둘 거론한 근거는

얼마나 논리적으로 보이는지.

핑계없는 무덤은 없다라고 그랬던가.

그러나, 정말 이렇게 살다보면 몸이든 마음이든

무덤이 머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들 때

저자 전지영은 자신의 선언 혹은 다짐을 실천한다.

1970년생.

대학을 졸업하고

항공사 승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1년만에 퇴사하고

디자인 전공을 살려 편집 디자이너가 되어

월간지와 단행본을 발행하는 출판사에서 근무한 사람.

남들은 부러워할 만한 직종을 골라가며 거친 저자는 그러나,

제대로 씻지도 잠을 자지도 못하고

'마감'에 치여 사는 근무환경에 문제를 느끼지도 못하고

조금이라도 짬이 나면 몸을 귀하게 모시는 버릇을 갖게 된다.

택시를 타고 출퇴근하고,

밥 대신 샌드위치나 피자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그것도 어려우면 배달음식으로

마감 기간을 연명하며 며칠 밤을 새우다

회사의 조직개편으로 프리랜서가 되어서도

여전히 올라오지 않는 체력 때문에

늦잠을 자고, 몸을 움직이는 모든 활동이 귀찮고,

운동할 시간에 먹고 자며 쉬거나

단지 따뜻한 휴양지에서

전신 마사지를 받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던 사람.

읽으면서 너무너무너무 공감이 되었다.

저질 체력 - 면역력 저하 - 잦은 잔병치레 - 몸을 위한다며 누워서 쉬기 - 저질 체력의 무한루트를 돌고 있으며,

미래의 HP를 살뜰히 땡겨쓰고 있구나 싶었다.

게다가 요가를 시작하고

인생의 새로운 국면으로 바로 진입하지 않은/못한(?) 저자가

바닷마을의 요가강사로 지금을 온전히 살아가게 된 이유가

정말이지 궁금했다.





저자는 요가의 동작을 알려주지만,

그것이 콜라병 몸매나 날씬한 체격,

엄청난 체력을 가져다 준다고 하지 않는다.

솔직해서 손해본다는 저자는 ^^,

요가의 동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호흡'이 중요한 것이며

이 '호흡'이 삶의 방식이 될 때

우리의 몸과 마음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말하고, 저자와 주변의 에피소드들을 담아

독자의 공감을 끌어낸다.


어느 분야에서 욕심을 내다가 지쳐서 선택한 다른 길에서

또다시 잘 해내고 싶어서 욕심을 내다가 지쳐버리는

악순환의 쳇바퀴에서 내려오기를

드라마나 영화처럼 눈부신 성과를 거두거나

변화를 금방 내 코 앞에 가져올 수 없다는게 지극히 당연함을

남들에게 멋져보이고 좋아보이기 위해 나를 상하게 하는 일은

그것이 무엇으로 정체를 숨기든,

잘 찾아내서 그만 두기로 하자는 것을

으스대지 않고,

본인도 돌뿌리에 자꾸 발이 걸린다는 것을 독자와 나누면서

진심으로 말하는 데, 마음이 동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금씩이라도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 더, 이것만 끝내고, 조금만 더 벌어서, 처럼 욕심이 일렁일 때

요가 동작 하나로 내 호흡을 잡아볼 것이다.

지금, 여기에 충실한 삶을 살자는 장기간의 목표 달성을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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