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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 친구 되기 - 좋은 삶을 위한 내밀한 사귐
클레멘스 제드마크 지음, 전진만 옮김 / 책세상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작은 판형에 두껍지 않은 책,
그러나 이 책을 펼치면 그 깊이와 거대함에 매료될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엔 <나 자신과 친구되기>라는 (인지되기) 쉬운 제목과
디자인으로는 '아쉽습니다' 평점을 줘야할 표지에
(나에게는) 낯선 이름의 저자로 기대가 높진 않았다.
요즘 유행하는 행복'추구형'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더니
읽고 나서는 이게 왠일!!
위에서 언급한 얄팍하고 하찮은 이유로 ^^;;
사람들의 선택을 덜 받을까 안타까울 정도로 멋진 책이다.
신학자이자 철학자이며, 교수로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책을 주로 쓴
저자 클레멘스 제드마크는 자신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의 중요함,
한번 뿐인 인생을 소중한 것으로 채우며 살아야 하는 이유를
힐데 도민의 <터널>이라는 시로 말하며 책을 연다.
"두려워 마/꽃이 필 거야/우리 바로 뒤에서"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첨언.
소중한 삶은 한 인간을 훌륭하게 만들어 다른 꽃과 열매를 맺게 한다.
저자는 총 9챕터에 걸쳐 자신을 발견하고,
삶을 능동사로 살아가는 인간의 성장에 대해
때로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고,
인생의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철학자이자 신학자이며 책을 쓴 저자와 비슷한 삶을 살아간
우리에게도 친숙한 C.S.루이스, 앨리스 먼로, 얀 마텔,
루트비히 비트켄슈타인 등의 저서와 인생 이야기를 통해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게 한다.
175p의 얇은 책에서 지분을 상당히 차지하고 있는
(무려 57개의 각주에 대한!) 상냥하고도 멋진 참고문헌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된 새로운 책, 생각, 삶, 행복에의 가치관을
더 탐구해볼 수 있는 훌륭한 가이드북의 역할을 한다.


잘 산다는 것, 행복하다는 것, 의미있는 삶이란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게 답인가, 싶다가도 그 생각 고쳐먹으라는 듯
곧장 알쏭달쏭한 과제를 내어주는 삶이란 과목의 수강생인 우리에게
먼저 그 문제를 깊이있고 다양하게 풀어본 인생선배들의 에센스를 만나는 것이
책이 아닐까 한다.
한번 읽고 말 책이 아니다.
익숙해서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지긋지긋하지만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나 자신과의 관계설정에 위기가 올 때
한 인간의 삶이 타인의 삶에 각인시키는 역동성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느끼게 될 때
지혜를 구하는 마음으로 펼칠 '족보'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