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를 보고 저자가 미국인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유럽인이거나.
그래서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냉정하게까지 느껴지는 그들의 말투 즉,
결론부터 말하고 예/아니오 부터 시작하는 말이
과연 우리나라에도 먹힐까? 싶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
듣는 사람의 입장과 말하는 사람의 체면을 동시에 생각해가며
가능한 기분을 거스르지 않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상대방에게 주도권이 있는 것처럼
말의 얼개를 잘 짜려고 노력하다보면
중언부언, 안하느니만 못하는 이야기,
정작 중요한 대목에서는 날아가는 집중력,
앞의 미사여구는 자기 뜻대로 몰아가기 위한 영혼없는
아무말 대잔치였나? 싶게 말하고야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인.
우리나라 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더 많은 겸양어, 돌려말하기,
본심과 겉모습 다르기가 난무하는 일본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짧게 말한다>를 제대로 말 할 수 있을까?
역시나 저자는 이공계 출신의 기술직으로
대기업에서 일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힘들어했던 그가 대화법을 공부한 뒤
대화법연구소의 강사로 거듭나기까지 했다.
알고리즘을 짜듯, 대화 기술인 '1분 화법'에 대해 생각하고
방법을 고안한 뒤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한 것을
책으로 낸 것이 <일 잘하는 사람은 짧게 말한다> 이다.
버락 오바마의 "Yes, we can!"이 가지고 온 반향은 어마어마하다.
저자는 핵심을 전달하되, 마음을 움직이라는 주장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