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다 임마 - 오늘을 버텨내는 우리들에게
장성규 지음, 이유미 그림 / 넥서스BOOKS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사실 책 표지(를 독서의 시작으로 삼는 독자인지라;)가 썩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림작가님에겐 죄송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내 인생이다, 임마!"라고 자신감있게 외치는 느낌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

수줍어하는 표정의 사자가 활짝 펴지지도 않은 우산을 사람처럼 들고 있는...

표지에서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할까?를 추측하길 좋아하는데

당최 감이 오지 않았다.

만약에 띠지의 장성규 아나운서 (혹은 개나운서)가 아니었다면 

확- 땡겨서 손을 뻗지는 않았을 것 같다.


스스로를 "모범관종"이라고 얘기하는 장성규 아나운서의 책은

그가 SNS에서 사용하는 특유의 문체를 그대로 살려 

더욱 장성규 작가의 평소 모습이 짤로 재생되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장성규 아나운서를 처음 보게 된 것은 M방송국의 신입 아나운서를 뽑는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이다.

물론 그 때도 모범적이고 FM적인 아나운서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고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가진 아나운서들이 활약할 때라

멋진 방송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아나운서를 꿈꾸는 청년들의

절박한 각각의 사연과 노력,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간절함을 보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다 보이는 직업은 참 쉽지 않구나' 싶었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타고난 끼와 성향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장성규 아나운서는 방송의 거침없고 과감한 모습과는 달리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하기도 하고, 그 상처로 친구 사귀기를 포기할 때도 많고

무엇보다도 소심한 새가슴에 팔랑귀라고 스스로를 고백한다.

똑똑한 사람들의 집단같은 아나운서임에도, (설정이라고 의심하지만)

'영알못'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창피해하지 않고

삼수 생활을 지나며 남들보다 늦은 출발에 주눅과 조바심이 들기도 했단다.


그 시절을 견딘 덕분일까?

"장성규 좀 닥쳐!"라는 트윗을 애정 어린 조언이라고 부드럽게 넘기며

자기의 직업상 그러긴 어렵지 않을까 고민된다는 너스레를 떨며

재치가 넘치는 해시태그를 붙여 SNS로 유포(!)한다. 하하하하.

이런 배짱을 가진 사람이라, 오그라드는 분장이나 설정을 요구받아도

(두려움이 없는지는 오직 본인만 알겠지만) 결국 해내고야 마는 것일까?


책의 첫부분은 유명인의 알려지지 않은 학창시절, 과거 이야기를

토크쇼로 보는 느낌을 받으며 '이런 사람이었구나'를 알게 되었다면

책을 읽어갈 수록 장성규 작가가 스스로를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혹은 얼마나 자주 언급되는지를 의식하는 모범관종이라고 얘기하지만

결국 직업적으로 남들에게 자신을 노출시켜야 하는 장르에 근무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 하나의 직장인, 가장, 30대 남자를 보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의 인기와 선망을 받는 직종이니만큼 더더욱 치열할 

꾸준히 먹고사니즘을 가능하게 만드는 '버티기'기술과 마음가짐도

사실, 밥벌이 고민을 안할 수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처지와 

딱히 다를 것이 없어서인지 (물론 보수는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더욱 공감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 전반에 흐르는 장성규 아나운서의 유쾌함이 독서 끝에 기분좋게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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