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형 인간 - 결국 퇴사할 수밖에 없는
사과집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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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데서나 좀 뽑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어찌되었든 밥벌이는 해야겠고, 안정적이었으면 더 좋겠고 

사람들이 알아주면 더더 좋겠다면

결국 적성이나 흥미는 좀 넣어두고, 대기업 공채 스케줄을 쫙 뽑아놓고

자소서를 조금씩 첨삭해가며 '뭐 하나만 걸려라~' 하는 마음에 

어망 던지듯 투척하던 취준생의 시기.


취업 절벽이라는 요즘에 

그렇게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 왜 조기 퇴사율이 높은걸까?

혹자는 배부른 소리라고도 하고, 

'캥거루 세대'니 '은둔형'이니 하며 패기 없고 무기력하다 말하기도 한다.


평생 모범생 증후군에 걸린 장녀로 살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작가 사과집은

자신은 결국 '퇴사할 수 밖에 없는' 공채형 인간이었다고 얘기하며

20대 직장인들 혹은 취준생의 전형적인 부작용 사례를 

'공채형 인간'이라 명명하며

만 3년을 채우자마자 (심지어 대기업을!) 퇴사한 그의 기록을 책으로 냈다.




적성을 챙길만큼 여유와 사치를 부릴 틈이 없는 20대가

사회가 제시한 틀에 맞는, 어디에도 넣어도 어느 정도의 몫을 해내는 

'과락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바득바득 끼워 맞추고, 

그렇게 들어간 회사에서 

수많은 부품 중 하나가 되어 가는 자신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인 사춘기를 겪다가 떠나는 비효율적인 현대판 '과거제도'인 공채.


저자는 직장 생활에서의 일상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풀어놓으며

직장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자신을 맞추려고 애쓴 경험을 얘기하고

결국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게 되는 과정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부터 직장에 들어가 고군분투 하는 신입의 일상.

제너럴리스트로 두루두루 적합하지만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

어른의 삶으로 만나는 사회와 그 속에서 알게 되고 겪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결국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그것이 가능성이 많은 삶이라고 '선택'하는 결정까지


한번 책을 잡으면 깔깔거리며 웃다가, 조금 센치한 감정을 느끼다가

'나는?'하고 생각해보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이다.


회사원이 되고 느낀 단상과 결국 퇴사하기까지의 기록이 담긴 

1,2장에 해당하는 워크와

더 나은 삶을 찾아 헤매는 과정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3,4장의 라이프로

책에서만큼은 워라밸을 이룬 작가의 5년간에 걸친 기록 <공채형 인간>


말갛고 예쁘지만 숨막히는 '회사'라는 비닐봉투를 뒤집어 쓰고 

미세먼지 때문에 진짜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스베이더 처럼 숨을 몰아쉬며

월요일 출근길을 뛰어나가게 될 (혹은 그러고 싶거나, 그곳에서 탈출했거나)

어찌되었든, 어디에서든, 무엇이든간에 일을 하는 사람들 중 1인 

내 삶을 떠올려보며 쉽고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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