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프루츠 에디션) - 허밍버드 × 티피티포
조유미 지음, 화가율 그림 / 허밍버드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책표지에 코를 대고 흠뻑 향을 맡고 싶다.

블루베리, 복숭아, 아니 살구일까? 

그 무엇이든 달달하고도 새콤한 과일과 허브 잎이 파스텔톤으로 펼쳐진

먹음직스러운 표지의 책에 제목 또한 기분 좋다.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책날개에 작가 소개를 읽다가 눈을 내려보니

이 책은 허밍버드가 tipitipo와 콜라보하여 

프루츠 에디션(fruits edition)으로 낸 것이란다.


"당신이 품은 씨앗이 

좋은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준비했습니다." ^-^



작가 조유미는 SNS 채널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의 작가로

공감과 소통의 힘으로 120만 독자를 사로잡았다고 소개되어있다.

더 놀라운 것은 구독자가 남기는 수백 수천 개의 댓글을

매일 챙겨본다는 점.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녀가

따끔한 충고와 따뜻한 조언을 적절히 섞은 뒤

차갑고 따뜻한 감성으로 자아낸 글이다.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의 특별함이나 장점이 점점 없어져 간다고 느끼거나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인 내 모습에 의기소침해져있거나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 책의 주문을 외워야 할 것이다.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날,

사랑이 어렵고 힘들기만 한 날,

타인의 시선에 하염없이 주눅 들고 흔들리는 날,

문득 주저앉고 싶은 날이면 

나직이 힘을 주어 마음의 주문을 외워 보세요.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 

p.7



책을 읽다가 반가운 마음이 와락- 느껴질 때는

평소 내가 가지고 있던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험했을)

상황이나 심정에 대해 언어로 딱 적확하게 표현한 것을 만났을 때이다.


가물가물하게 앞에 있지만 도저히 정의내리거나 이름 붙일 수 없는

일상의 작은 조각들을 작가의 감성으로 건져내고 언어로 구체화 시켰을 때

그래서, 작가와 독자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활자로 만났을 때

공감하며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자기계발" "성장"이란 말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나의 못남, 부족함을 채근하고 못마땅해하고 좌절하는

그야말로 이길 수도 질 수도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에 해결책은

딱히.... 없다.


성인들이나 종교인들이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으라는 말을 괜히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게 쉽게 내려놓아질 수 있는 것이라면 

이 세상 고민과 우울과 좌절은 이미 사라졌겠지. ㅎㅎㅎ


청춘의 호기로움이 조금 꺾이고

세월과 경험(좋든 나쁘든) 때문에 모서리가 닳아갈 때

나를 못 살게 볶고 있는 가장 무서운 감시자이자 감독관인 '나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때론 무시해야 할 지 갈팡질팡할 때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펴서, 나에게 읽어주면 좋겠다.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부정적인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상처를 받더라도

그게 나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나의 세계 안에 나를 우뚝 세워야 한다.

속상하고, 억울하고, 화나고, 미쳐 버릴 것 같아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내 걸음을 막아서지 못하게 해야 한다.


긍정적인 사람이 되라는 게 아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이것은 이것대로 

나누어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p.31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문처럼 반복되는 

"나를 탓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그것부터 시작해보자"가 어느새 마음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들에게 처방전처럼 노트와 펜을 들라고 하고

나의 초라함에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들, 밝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 본인의 밝기를 못 느끼는 것이라며

스스로의 밝음에 눈 돌릴 수 있게 해주는 말들이

툭툭 튀어나와 뜨거운 머리를 차갑게 식혀주고

차갑게 굳은 손발에 온기가 돌게 해준다.


책 안에 선물처럼 들어있는 투명 포토카드!

책갈피처럼 쓰기도, 반짝이는 햇살에 들어보며 사진 찍기에도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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