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행복할 거야
정켈 지음 / 팩토리나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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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기쁨(Joy)이 같이 생겼는데

그 색깔은 슬픔(Sadness)이 가득하다.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니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찬 우주가 속에 꽉 차 있다.

별들이 빛난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그 우주는 심연이어야 한다.


책 표지를 뜯어보며(!) 책 내용을 짐작하길 좋아하는 나는

이렇게 책 표지에서부터 벌써 이 책의 우주, 정켈 작가의 '유니버스'에 

빠져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기꺼이 하게 된다.


작가 정켈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글과 그림을 올려

상당한 사람들에게 공감으로부터 오는 위로와 감동을 주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 작가다.


듣기 좋고 보기 좋은 포근한 위로가 아니라

생각지도 않은 '작은' 돌부리에 걸려 몸 전체가 휘청거려본 사람의

당혹감과 창피함, 자신만만함이 한풀 꺾이고 훅- 들어온 좌절감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충실히 밟고 이젠 다른 사람의 휘청거림에

섣불리 위로나 충고의 말을 얹지 않는 예의와 기다림이 

색과 그림, 손글씨와 활자로, 그런데 심야의 라디오 방송처럼

읽는 이의 마음 속에 흘러 들어온다.

  


세상 살기가 어렵고 각박하다.

내가 좋을 땐 그걸 느끼기 어렵지만 한 발 삐끗하는 순간 온전히 깨닫는다.

그 외로움와 사무침, 막막함을 단어로 정리해보려고 애써보지만

그 사람의 마음은 오로지 그 사람만 알 뿐이다.

그래서,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고백같은 그림과 글에서

이 지난한 시간을 버텨낼 용기와 그 끝에 결국엔 다시 시작할 힘을 얻는다.



앞으로의 내가 어떤 삶을 살지

오늘의 내가 어떤 하루를 만들지

"나는 오늘 행복할 거야" 라고 결심하며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감싸 안아줄 사람인 '나'를 찾는 시간과 길에


"이쯤이면 되지 않았나?"며 보채는 마음이 들 때, 

"해봐야 소용 없다"며 용기를 꺾는 내 안의 소리가 커져갈 때,

어쩌면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좋은 말'이나 '충고'없이, 어줍지 않은 위로나 

"나도 했는데 너도 할 수 있어" 또는 "다 잘 될거야"같은 근거없는 낙관없이


충분히 그대의 시간을 가지라며, 지켜봐 줄 동반자같은 책

<나는 오늘 행복할 거야>


"역시 너니까 이런 시간도 잘 견뎌냈구나."

"역시 너는 해낼 수 있을 줄 알았어."


너는 내게 "역시!"하고 감탄하게 만드는

강한 의지를 지닌 사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널 향한 믿음을 따라

어떤 시간이 찾아올지라도 나는 너와 함께 하겠어.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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