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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 - 의식과 행동을 교묘히 조종하는 일상의 편향성
하워드 J. 로스 지음, 박미경 옮김 / 탐나는책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당신은 편향적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기에 앞서, 불쾌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어떻든간에,
적어도 겉으로의 행동이나 말은 '공평'하다는 이미지를 주고싶기 때문이라고.
<우리 뇌는 왜 늘 삐딱할까?>는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교묘히 조종하는
일상의 편향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지은이 하워드 J. 로스는
지난 20여년 동안 심리학자, 인지과학자, 신경과학자, 사회심리학자들이
인간이 지닌 역학성을 드러내 보여주는 수많은 사건의 관찰과 다양한 실험을
가지고 와서 인간의 편견 및 극단적 편향성과 무지함이 야기할수 있는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고
독자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라며
책을 썼다.
저자 자신도 수많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별 차이 없는 인간임을 고백하며
그럼에도, 인간 의식 분야의 통찰력이 올바른 방향을 정할 수 있고
삶의 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나가며,
나아가 사회의 분위기와 정서,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과 바람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설득적으로 제시한다.


편견이나 편향성이 무조건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읽고 새롭게 얻은 생각이다.
무언가를 인지할 때, 뇌는 최적화되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고자 하고
그것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목록화'이다.
TV를 그리라고 하면, 대개 직사각형을 그리고,
김치를 묘사하라고 하면, 빨갛고 맵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모든 TV가 직사각형도 아니고, 모든 김치가 매운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빠른 인지와 파악을 위해 단순화 시키다 보니 이런 오류가 일어난다.
이것이 편견이 가진 장점과 한계이다.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교묘히 부추긴다면 요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특정 문화집단, 계층, 성별, 종교, 지역, 연령, 직업군, 국적/나라 등에 대한
'혐오'와 '배척'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가짜뉴스'와 '왜곡' 현상이 일어나
기존에 가지고 있던 편견과 편향성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기능을 하게 된다.
아래의 예시가 그 중 하나이다.

사실, 이 예시를 읽었을 때 놀랍지도 않았다.
이미 우리는 이런 일들을 지겹도록 많이 겪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진실 여부를 알 수 없게 된 것이, 신뢰도 상실을 넘어서서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의심하고 정확히 인식하고자하는 노력을 갉아먹으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무관심 혹은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포기로 이르고
그런 사회에서 누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지는 역시, 이미 많이 보아왔다.
그렇다면 편향성에 지배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3장의 편향성의 다양한 얼굴 편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다음과 같다.
비지배 그룹에 속한 사람이 지배 그룹에 속한 사람보다 이런 미묘한 행동을
더 빠르고 분명하게 인지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미국의 경우 지배 그룹은 대개 백인, 남자, 기독교인, 그리고 이성애자다.
....(중략)
당신이 만일 비지배 그룹에 속해 있다면 살아남기 위해
날마다 이런 미묘한 점을 알아차리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략)
우선, 정반대로 가정하여 자신이 이성애자가 수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한다고 상상해보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생각조차 한 적 없는 것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낟.
예컨대, '남자친구/여자친구/남편/아내 사진을 책상 위에 둘 것인가?'
'어떤 질문에 어떻게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대답할 것인가?'
'회사 휴일 파티에 누구를 데려갈까?'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누가 물어보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등등.
p.152-153
다양성에 좀 더 많이 노출되고,
예전처럼 차별과 혐오의 언행을 공공연히 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임을
조금 더 인지하게 된 요즘조차도 편견과 편향성은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무의식적 편향성을 볼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강력하게 조종하는지 간파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제 더는 그것들의 감옥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
p.380
과학적 발견과 실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사실에
자신의 판단과 행동을 뒤돌아 보려는 의지나 감수성을 겸비한다면
편견과 편향성이 우리 삶과 결정에 미치는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