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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의 책 - 수천 년 동안 깨달은 자들이 지켜온 지혜의 서
스킵 프리처드 지음, 김은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성공에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자괴감이 든다.
아무리 책의 저자나 주인공들이 자신을 '특출난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그들의 불굴의 의지,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고야 마는 에너지, 그리고 남다른 능력
(지력, 무던하거나 강렬한 성격, 집안의 정서적/사회적/경제적/문화적 배경) 에 눈이 먼다.
이 책은 '성공'보다 그들이 겪고 넘어간, 혹은 극복한 '실패'에 초점을 두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때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실수의 책>은 이렇게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아홉 가지 실수와
그 실수를 통해 배워가는 지혜 혹은 애초에 그 실수를 피하는 법을 알려주는 점에서
다른 성공, 자기계발, 처세의 책들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연관검색어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떠올랐다.
소설의 형식을 빌려와 현대의 데이비드와 과거의 아리아가
성공을 이끄는 아홉 가지 실수를 각각의 이야기로 펼치다 결국 절묘하게 연결되는 부분은
흥미롭게 독서할 수 있게 만드는 훌륭한 장치로 기능한다.
이쯤되면 저자가 궁금해지는데, 지은이 스킵 프리처드는 미국 최고의 리더십 전문가로
하는 강연마다 BBC, CNN, 뉴욕타임스,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 등의 글로벌 매체에 소개된다.
경영자, 교수, 언론인, 방송인들과 교류하고 그 결과를 웹사이트에 연재하며
저널리스트, 종교인, 소설가, 방송인, 작가등 1000여명이 넘는
이야기꾼들과 함께 작업한 이력과 내공을 이 책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데이비드가 떠나는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면면이,
저자가 실제 현장에서 만나고 지혜를 얻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읽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쉬운 개념으로 접근하지만
다루는 내용은 깊이있는 철학이며, 직접 취재하고 고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신뢰가 간다.
무엇보다 매 실수를 여는 첫장은,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답답할 때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해두고 마음을 다지기에 좋았다.
사람들이 사는 것은 큰 틀에서는 거의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삶의 궤적이 그리는 방향과 크기, 두께는 모두 조금씩 다르다.
그것을 결정짓는 것은 언뜻 '평범'해보이는 수천년 동안 이어져온 진리를
곱씹고 정제해 놓은 지혜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자기의 삶에 수용하고 실천하느냐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