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참 쓸모 있는 인간 -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에게 『토지』가 건네는 말
김연숙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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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누구라도 들어본 제목이지만 끝까지 읽은 사람은 손에 꼽히는 책이라면

나에게 '토지'는 고전이다.


언젠간 읽어보고 싶다고 '흠모'하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지만

막상 책을 펼치다보면 그 방대함과 복잡한 세계관에, 그리고 많은 등장인물에

'워워.... 좀 더 나중에. 시간이 되면' 하고 다음을 기약하게 만드는 책 <토지>


이런 나같은 사람에게 정말 고마운 것이 TV문학관이나 드라마지만

그것조차, 한 자리에 앉아 진득하게 보기 어려운 지독하게도 더운 요즘이다.


이럴 때, 시원한 카페에서 한 두 꼭지씩 읽다 어느새 빠져들게 만드는 책

<나, 참 쓸모있는 인간>은 진정 휴식의 고마운 친구가 된다.


경희대에서 '고전읽기-<토지>읽기'를 무려 5년 동안 강의한 저자 김연숙 덕분이다. 


무려 600여명이 등장하는 토지를 읽고 연구하며

토지 안의 사람들의 삶과 가치관, 생각하는 방식과 태도가

토지 밖에서 만나는 우리네 일상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며

자신의 삶에 울타리이자 시퍼렇게 날선 도끼 같은 그들의 존재를 손에 쥔 작가가

사람들과 그것을 나누고파 출판한 '책'이어서인지

드라마에서 강렬한 이미지로 접해 오히려 단편적으로 남았던

인물들의 '캐릭터'가 더 풍부하게 담겨 있다.


이런 방식으로 보니 정작 원래 <토지> 속에서 너무 많아 그 반짝임을 몰랐던

대사들의 힘을 오롯이 확실하게 느낄 수도 있었다. 


인간, 계급, 가족, 돈, 사랑, 욕망, 부끄러움, 이유와 국가까지

총 9장으로 이뤄진 <토지> 속의 인생길을

한 손에는 작가의 손을, 다른 손에는 인물의 손을 잡고 타박타박 걷다보면,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내 안의 모자란 부분도 안스러워 보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는 무력한 순간에 자신의 삶의 의미를 드러낸 인물들이

인생의 멘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나씩 떼어 자세히 보니,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 인물과 사건들이

시간을 거슬러 지금 여기서도 발견되는, 작가와 같은 경험을 해보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다시 <토지>를 읽을 엄두를 낼 수 있었을까 싶다.

이제 다시 <토지>를 읽는다면 페이지를 넘길 때 마주치는 '사람'들이 반가울 거 같다.


<토지>의 방대함에 움찔- 했거나, 

'고전'이라는 박제로 <토지>를 묵혀두기 싫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면

<나, 참 쓸모 있는 인간>으로 어렵지 않게 시작해보면 좋겠다. 

사람들을 알게 되면, 그 세상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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