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 - 여전히 서툴고 모르는 것투성이인 어른을 위한 심리학 수업
하주원 지음 / 팜파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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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SKK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강북의 SS병원에서 전문의가 된 사람.

임상강사 및 병원에서 교수를 하며 노인, 중독, 불안 분야를 연구한 사람.

대학병원에서 진료 뿐 아니라 의학의 발전과 후학양성에 기여했고

서울에서 작은 의원을 하며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


이력만 보기에는 이런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어른의 삶'을 고민할까? 싶을 정도로

탄탄대로를 걸은 것 같은 <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의 작가 하주원님.


공감보다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얘기하는 '이상한 사람'에 내가 얼마나 겹쳐질 지, 

혹은 나의 고민이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님을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이 컸다.


의사인 작가가 진료실에서 만난 80세 어르신이 

(그 연세에!!)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꿈을 이뤄가는 모습에서 벅찬 감동을 느끼다

바로 다음에 들어온 60세 어르신의 '인생은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씀을 듣고

와장창- 부서진 감동과, 변해가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할 지 모르는 두려움이 엄습했다는

프롤로그를 읽고, 하루하루 지루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쌓아놓은 '나이'에

어떻게 어른 '답게' 성장할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신체가 늙어가는 것이야, 적절한 섭생과 운동으로 늦출 수 있지만

마음과 정신의 힘이 빠지는 것은 나이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작가는 미성숙한 어른인 자신의 모습을 마주보자고 얘기한다.

놀라운 것은 어른도 발달을 한다는 것이다. 

아이와 달리 어른이 자라나는 방향은 매우 다양하고, (결점이 전생애의 발달을 막지 않는다!)

어린 시절이 인생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더이상 핑계는 노노!)

무엇보다 자신은 결코 움직이지 않은채 주변을 바꾸려는 태도가

나이가 들면서 강화되기 쉬운 '무려' 특징(!)이며 (꼰대성과 똥고집은 확률적으로 정상 현상;;)

그것이 바로 어른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 걸림돌이다.


그리스의 현자 소크라테스도 말했듯이 '너 자신을 알라'는 아주아주아주 어려운 일이며, 

내가 통제할 수 없고, 혐오해 마지 않는 구석이 있는, 심지어 마음의 병이 있다면 더욱 더(!)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정말 괴로운 노릇이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꼭 앞으로 나아갈 필요 없습니다.

때로는 뒤로 옆으로 가도 괜찮아요!"


작가는 어른을 어른답게 만들어주는 요소로 4가지를 들었다.

Part 3에서 불안, 기질, 고정관념, 자기인식에 대해 

정신의학적 지식과 임상 및 본인의 경험을 들어 차근차근 설명하고, 

Part 4에서는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제안한다. 


표정읽기보다는 상황을 배려하기, '미안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말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고르되, 가까울 수록 마음을 꼭 말로 표현하기, 

잘 놀아 스트레스를 풀어버리기, 나쁜 생각을 좋은 생각으로 채우는 '쉼'하기, 

좋아하는 것 가지치기 등의 방법들은 전혀 어려운 미션이 아님에도

의외로 현실에서 실천하며 살지 못하는 것들이어서 

나와 내 생활을 찬찬히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결말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작가의 말에, 괜히 위로받는 느낌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때문에, 완벽하길 바라는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지금, 여기 살고 있는 '나'에 대한 소중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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