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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주인공만 오세요, 소설 심리치료실 - 소설 속 문제적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한 심리 분석 이야기
황미연 지음, 신재현 감수 / 팜파스 / 2018년 7월
평점 :

소설읽기는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관음증에서 시작되고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야 마는 것으로 끝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설 심리치료실이란 부제를 달고 있는<문제적 주인공만 오세요>가 반갑다.
목차를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지만, 끝까지 읽혔을까? 싶기도 한 책들이 있다.
제목은 무척 익숙한데, '그래서 그 사람이 어떻게 되었더라?' 하며 가물가물한 책도 있고
글자로 읽다가 영화나 영상으로 접해서 배우의 얼굴과 표정이 강렬한 인장을 남긴 책도 있다.
얼른 가서 손을 덥썩! 잡고 싶을 정도로 등장인물들이 (혹은 언급만이라도) 반가운 책도 있고
'이래서 내가 안 읽은 거야' 하며 괜시리 변명하게 만드는 뼈를 때리는 책도 있다.


저자는 하나같이 드라마틱한 삶을 산 소설 속 인물들을
그들이 만들어가는 사건과, 그들이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나누는 행동과 말을 바탕으로
심리학적인 지식을 사용하여 분석해나간다.
'정신분석'은 20세기 전반기의 학문, 문화, 종교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발휘한 만큼
심리학 이론에 나오는 정신질환들과 그 명칭이 너무나 방대해졌다고 한다.
그 결과, 정신질환의 공통된 기준과 명칭을 마련해 분류체계가 만들어졌다.
작가는 그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을 참고하여
작품 속 인물들을 분석하였다고 밝힌다.
심리학과 문학을 좋아하고, 심리, 예술, 영화와 관련된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
소설을 간략하게 요약해 준 다음,
소설 속 주인공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독자에게 질문한다.
'당신은 그런 적이 없나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다시 생각해보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을 읽는 순간엔 책 속의 '세계'에 푹 빠져 산다.
등장인물들에게 정을 주고 감정을 이입하며, 누군가를 응원하며 책장을 넘긴다.
분명 허구의 세계임을 알면서도, 책의 표지를 펼치며 '누굴 만날까?' 하고 두근거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등장인물들의 평안을 빌게 된다.
자기와 어느정도 동일시되는 사람들이 없고 공감가는 인물들이 없다면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책을 통해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애써 덮고 있었던 내 무의식의 영역을
친절하게 조곤조곤 설명해주며 굳이 짚어주는 ^^
심리대담가와 사적인 '북 토크'를 나눈 기분이다.
여기서 소개된 책들의 주인공을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는 건 당연한듯 따라오는 덤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