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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같은 소리 하네 - 과학의 탈을 쓴 정치인들의 헛소리와 거짓말
데이브 레비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진짜 재밌는 과학책인 <과학같은 소리 하네>는 카테고리가 애매하다.
정치인의 아무말 대잔치가 대폭소를 자아낸다는 점에서 유머책이며
과학적 오류를 조목조목 짚어주는 점에서는 과학교양서이다.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이거 레알?' 하며 웃어넘겼던 말들이,
실제로 진지하게 '공식적'으로 '(선언같은) 발언'되었고,
단지 유명인/정치인이 말했다는 이유로 믿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조금 오싹-할 정도로 무섭기도 하다.
가짜뉴스가 놀라운 속도로 확산되어 어느새 진실을 덮어버리는 요즘,
전문가나 유명인, 그리고 사람들과 많이 접하게 되는 사람들이
무슨 말이거나 막 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제로 그러한지 팩트체크를 해야하는 이유를
책을 읽으면서 절실히 느끼게 된다.
아니, 표지의 뒷면만 봐도 확- 깨는 발언들이다.

미국의 상원의원들의 이름이야 한국 사람이 꼭 알아야 할 바는 아니지만
익숙한 이름도 등장한다. 전세계의 핫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저자 데이브 레비턴은 머리말과 들어가는 글의 상당부분을 할애하여
도널드 트럼프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들을 조목조목 다 싣지 않은 이유는 오로지
원고가 탈고된 시점이 그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될 지도 확실치 않았고
그저 '웃기는 사람'으로 치부되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읽으며 도널드 트럼프를 못 견뎌하는 미국 주류사회 지성인들의 아우성과
그가 대통령씩이나 된 현실에 좌괴감을 느끼는 한숨이 들리는 듯 했다.)
비단 트럼프만이 아니다.
문명 사회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
절망스럽게도(!) 사회 지도층들이 내뱉는 과학의 탈을 쓴 헛소리와 거짓말은
"제정신이야? 깔깔깔" 수준에서 "어? 이거 사실이 아니었어?" 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비전문가인 사람들이 혹- 하고 빠질 만큼 논리적이기도하다.

저자는 과학 자체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선언하며
교묘하게 조작된, 부분적인 사실을 포함한 과학적 거짓과 오류들을
쉬운 언어로 하나씩 설명해주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상 생활에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먹을 것과 환경, 그리고 질병에 관련된 부분은 더 차근차근 읽게 되었다.
특히,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이 뜨거운 요즘
외부인(과 그들에게 묻어서-ㅁ- 들어오는 병균, 바이러스들)에 대한
근거없고 비이성적인 공포를 확산시키고
그로 인한 차별(그리고 놀랍게도 차별이 되는 외국인은 제3세계인들...)을
정치적 표와 세력 얻기로 악용하는 정치인들의
혐오발언과 잘못된 인과관계 (오히려 1세계인들로 인한 3세계의 오염이 크다)
를 활용한 선전선동이 의외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흥미롭게 제시한 4장 '악마 만들기'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안겨준다.

과학과 새로운 발견을
인간을 차별하고 혐오하고 억압하는 기제로 악용하는
"내가 과학자는 아니지만~"으로 깔고 시작하는 헛소리들에게
그리고 과학을 조작하는 정치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과학같은 소리하네>
우리 곁에 훌쩍 다가왔지만 어렵다는 생각이 뜯어보지 못한 과학을
읽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