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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하세요 - 쉼을 잊은 당신을 위한 마음 처방전
김유영 지음 / 북스고 / 2018년 5월
평점 :

1년의 반이 지나간 지금.
무더위와 장마가 번갈아 다가올 여름날, 보기에도 청량한 표지가 눈길을 끈다.
제목이 왠지 울컥- 하게 느껴지는 것이, 요즘 제법 힘들어서 그런가 싶다.
책날개에 있는 지은이 김유영의 자기소개(?)글도 사려깊지만 가볍다.
스스로를 한때 염세주의자였다는 사람.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친 아쉬움에 서점에서 일하다 창업까지 한 사람.
무엇보다도 책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고
성찰과 긍정과 희망적 마음으로 사는 사람이라 스스로를 칭한다.
대다수의 사람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특히, 책을 좋아해서 서점까지 냈다는 부분은 꽤 멋지다.)
세상과 사람의 풍파에 치여 마음이 모나게 바뀌었다가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게 위로와 기쁨을 얻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경험인지라, 제목만 읽어도 겹치는 일화가 떠오른다.


책은, 요즘 나오는 책처럼 화려하지 않다.
컬러가 없어서인지, 에세이마다 감성폭발하는 사진이 몇 페이지씩은 있는데
<쉼, 하세요>에는 그것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다.
묵묵하게 살아가는 우리 대다수의 일상은 인스타그램이랑은 좀 다르니까. ^^
수수한 흑백페이지가 글을 읽으면서 거기에 맞는 색깔로 물들어가는 듯한
나만의 착각과 느낌도 재미있었다. ^^
내용도 어렵지 않다.
퇴근길 운좋게 자리에 앉아오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밤에 잠들기 전, 침대에서 읽기에, 쉽게 술술 넘어가서 좋았다.
한 꼭지의 마무리마다 '그래, 내일은 좀 더 기분좋게, 행복하게 살아야지'라며
좋은 기분과 기운으로 책을 덮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평범하고 꾸밈없는 글에서 담백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흐트러진 나의 생활리듬에 죽비같은 깨우침을 준 글귀들 몇 개.
여름이 주는 맛 p.25
-뜨거운 태양 아래 땀과 끈적끈적함으로 뒤덮인 온몸.
(중략) 후덥지근한 일과를 마친 후 얼음처럼 시원한 맥주를 들이켤 때의
목 넘김의 짜릿함.
(중략) 계절도 사람처럼 다 제맛이 있다.
말투에는 p.70
-말하는 스타일,
즉 말투에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나 버릇, 태도가 묻어납니다.
: 생각나는 유명한 사람, 내주변의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내 말투에 담긴 습관, 성격, 표현이 따스했던가?
습관에는 체취가 남는다. p.151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습관이 있습니다.
(중략)그런 습관에는 체취가 묻어납니다.
(중략)습관은 반복입니다.
그 습관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당신이 머물다간 자리가 좋은 습관의 그윽함과 은은한 향기로
여운처럼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신없는 이유도 모르고 우왕좌왕 살다가
갑자기 툭- 던져진 <쉼, 하세요>
남은 1년을 위한 숨을 고르며,
힘들어 모서리가 낡아가는 마음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