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라디오같은 에세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들에 대하여
류진희 지음 / 헤이북스 / 2018년 4월

라디오같은 매력을 가진 책을 만났다.

말 장난 같기도 하고, 재치가 엿보이기도 하는 제목이 재밌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은 20년차 라디오작가이자

사람과 삶의 이야기에 뭉클- 한 감동을 느끼는 류진희씨의 책이다.

그러고보니, 표지의 소소한 사람들의 모습도 하나하나 정겹다.

특별한 것 없어서 오히려 더 마음 속으로 훅- 들어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라디오의 한꼭지처럼 오밀조밀 알알이 박혀있다.

평범한 이야기라 DJ가 조근조근 읽어주듯 술술 읽히지만

막상 페이지는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곱씹을 것이 많아 그런가보다. 

나와 다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내 고민의 무게가 덜해지는 느낌이다.

나에게만 집중되어 오히려 좁아졌던 시야가 탁- 트이는 시원함도 얻었다.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또, 각각의 색깔을 지닌 이야기들에서 받는

무작정 위무하지 않지만 온기있는 격려와 위로가 곳곳에서 독자를 반긴다.   

내 머리와 마음속에 있지만 막상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감정들이

책 속의 글귀를 적절히 인용하여 구체화 되어 신기하고 반가웠고 

20년차 라디오 작가의 원숙하고 재치있는 클로징 멘트에 

라디오가 주는 긍정과 희망이 퐁퐁 샘솟는다.

매일 반복되는 소소한 것들이 주는 행복감을 깨우쳐 주는

고소한 계란과자같은 에세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출퇴근길에 가볍게 읽기에 좋은, 

마음을 포근포근하고 정신을 청량하게 만들어 주는 책을 찾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