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정부에서 감성정부로
박상언 지음 / 이음스토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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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우리나라 중앙과 지역의 문화정책 현장에서 일해온 저자 박성언씨가

문화행정과 예술경영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것들, 연구하여 얻은 전문성을 양 기둥으로 하여

앞으로 우리나라 정부가 문화적인 철학과 시스템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주장을

101편의 이야기를 통해 요목조목 설득력있게 실어놓았다.


사실 '이성정부'나 '감성정부'라는 말 자체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문화를 좋아하고 향유하는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한 마음에 읽어본 책이었다.


우선 어마어마한 두께에 살짝; 놀랬었다.

특히 책의 처음을 장식한 기초예술/순수예술 및 지역문화정책의 과제와 전망 부분은

아무래도 정책적이거나 이론적인 내용이 많아 정신을 집중하고 읽어야 했다.


하지만 작가의 현장 경험이 이야기로 나오는 3장부터 매우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작가가 스스로 양손에 쥐었다고 말한 두 깃발/슬로건인

"모든 경영을 예술경영으로"와 "예술, 누구에게나 언제나"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으로

문화재단을 설립해야하는 이유, 

어떤 비전을 가진 문화재단을 설립해야 다른 재단과 차별성을 갖는지

문화재단에 들어가는 지원 심의와 예술지원정책 부분은 

과거 정부의 '문화'를 통해 국민을 '길들이고 다듬어가려는' 정책들이 

정부기관들, 각종 대회 및 지역축제를 통해 어떻게 실행되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었다.


다가오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 지역마다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릴 것이다.

어떤 축제는 사람들이 몰리고, 어떤 곳은 기념관만 을씨년스럽게 서 있을 뿐 잊혀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몰려가서 지역의 분위기가 좋게 바뀌기도 하지만 그곳 고유의 특색이 없어지기도 한다.


우리도 익히 겪은 문화 행정의 문제들을 

작가가 대표로 있는 지역의 예를 들어 풀어낸 점도 인상깊게 와 닿았다..

일회성이나 전시성에 그치지 않고, 세금을 낭비하는 '실패'로 끝나지 않고

혹은 예술가의 시도가 '실패'하여도 책망하거나 질책하지 않고 다시 노력해볼 수 있도록

행정의 문화화와 문화의 행정화가 균형을 갖추어 상생하는 관계로 맺어지는 방법에 대한

작가의 고민과 생각, 철학에 동의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해박한 경험과 지식, 그리고 취향을 언뜻 엿볼 수 있는 

6장 바벨탑의 언어와 예술의 탄생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향유하지 않았던 다른 분야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도 일었다.


문화의 세기에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이 어떤 철학으로 임해야 하는지

우리 모두가, 언제나 예술을 향유하도록 하는 정책 (문화의 날 같은!) 

예술인들을 외롭거나 색깔로 덧칠하지 않고 도전하고 창조할 수 있는 받침을 든든히 하는 정책을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게 한 계기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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