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비즈니스 산책 - 나는 런던에서 29가지 인사이트를 훔쳤다!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박지영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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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푸르른 가로수 길, 하얀 색 선이 그어진 횡단보도를 일렬로 걸어가는 네 남자, 애비로드의 비틀즈.

 

 청춘을 비틀즈의 음악과 함께 보낸 이들이 성지처럼 여기는 곳, 바로 런던의 애비로드다. 그래서 런던은 뉴욕이나 파리보다 더 가보고 싶은 곳, 가슴 속에 오롯이 담아 둔 젊은 시절 추억의 고향같은 곳이다.

 

 학창시절엔 민주주의의 꽃인 의회제도가 시작된 나라로 젠틀맨의 나라로, 이십 대엔 비틀즈의 나라로, 삼십 대엔 버버리의 나라로 인식되었던 영국. 그 심장부인 런던을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파헤치고 체험한 기록. 저자가 직접 목격한 비즈니스 인사이트 29가지가 다양한 색색깔의 매력을 마음껏 뿜어내고 있다.

 

 신문사를 그만 둔 후 런던 소더비 미술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아트 비즈니스를 공부한 후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 저자는 세계 경제 경영의 중심지인 런던만이 가지는 독특하고 참신한 비즈니스 환경을 분석해 낸 기록물로 이 책을 엮었다.

 

 책의 판형이나 용지, 활자, 사진 배치등 외형도 감각적이면서도 고급스러워 정성을 들였다는 느낌이 들어 읽는 내내 만족도를 높여 주었다.

 

 1장은 작은 아이디어나 규모로 사업을 시작하여 최고의 성공을 디자인 한 영국 비즈니스맨들의 이야기이다.

 2장은 세계적인 금융기관이 자리 잡은 금융허브인 금융특구 시티오브런던의 역사와 역할 그리고 그곳에 있는 스타일리시한 건축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3장은 지하철 노선도 하나에도 가치를 입히고 지하철의 버스커에게 광고를 맡기는 대중교통의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4장은 문화콘텐츠의 저력으로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본보기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5장은 상권형성과 브랜드 가치를 높여 쇼핑의 새로은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야기이다.

 6장은 벼룩시장과 재활용품점이 유행하는 런던의 빈티지를 통해 사업 아이템을 제공한다.

 7장은 창조성으로 무장한 대중매체의 파격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8장은 런던 부동산 산업의 빅 비즈니스 전략을 소개한다.

 9장은 노동자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잘 마련되어 있는 노동자 권익에 대한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이다.

 10장은 여행사의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한다.

 11장은 먹거리 즉 음식비즈니스에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12장은 축구와 연관 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13장은 런던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인들의 비즈니스를 소개한다.

 

이처럼 13장에 걸친 29가지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지루하게 소개한 이유는 저자의 시선이 한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정말 다양한 시각에서 런던 비즈니스에 접근 했음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저자는 뉴욕에도 없지만 런던만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져진 원활한 시스템이야말로 영국을 경제선진국으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영국이 가진 또 하나의 대단한 가치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창조성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창조경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사업가를 꿈꾸는 이십 대도 아니고, 직장을 다니는 삼사십 대도 아니기에 책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펴들었다가 , 그냥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즐겁게 읽었고 읽고나니 열심히 공부한 후에 느껴지는 뿌듯함과 만족감이 차올랐다.

 

 적절하고 흥미로운 예화 제시와 다채로운 사진들 , 친절하고 쉽게 안내하는 가이드의 설명같은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에게 알맞은 런던의 숨겨진 보석을 줍고 있을 것이다.

 

 사업 아이템일 수도 있고 , 예술적 영감일 수도 있고, 나같은 평범한 사람에겐 런던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반짝이는 보석.

 

 그 보석으로 어떤 장신구를 만들지는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 유익하고 흥미롭고 기꺼운 작업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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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저글링 - 행복한 삶을 위해 하나도 떨어뜨려서는 안 될 일, 돈, 관계, 건강, 자아 다섯 개의 공의
김영안 지음 / 새빛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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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시게 푸른 하늘에 새하얀 다섯 개의 공이 튀어 오른다. 어린 시절엔 그 공의 정체를 몰랐고 이삼십 대엔 공들의 정체를 서서히 알아가면서 모두를 손에 쥘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손은 두 개뿐. 다섯 개의 공을 모두 손에 쥐어 볼 수 있는 방법은 땅에 떨어트리지 않고 계속 번갈아 던져 올리고 받는 저글링뿐이다. 이때 어느 한 쪽만 균형을 잃어도 공은 땅에 떨어져 구르게 된다. 다섯 개의 공이 조화를 이루며 공중에서 피워내는 멋진 움직임의 궤적, 그 꽃의 이름이 바로 행복이다.

 

 인간은 일생동안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충족 조건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저자는 행복한 삶을 위해 하나도 떨어트려서는 안되는 저글링의 공으로 일 돈 관계 건강 자아 다섯개를 꼽았다. 자칫 딱딱한 자기 계발서이리라는 우려와는 달리 현우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일상 생활의 예를 제시하며 소설처럼 부드럽게 전개시켜 가독성이 좋다.

 

 공 하나, 일 (working) - 자기에게 맞는 일을 하고 너무 많이 하지 말아야 하며 일을 통해 성공을 느껴야 한다. 직업이 자신의 인생 자체이며 행복 자체여야 한다.

 공 둘, 돈 (money) - 남보다 돈이 많으면 행복하다. 그런데 그것은 돈의 규모때문이 아니라 남보다 더 가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를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 셋, 관계 (human relationship) - 눈높이는 맞추려는 높은 쪽이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행복 역시 서로 소통이 되어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공 넷, 건강 (health) - 우리는 무엇이든 잃어버리고 나면 그때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돈도 일도 다 좋지만 건강이 없으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만다.

 공 다섯, 자아 (self - development) - 평생토록 배우며 지금 이 시간을 즐길 줄 알며 창의적으로 생각하라.

 

 위에서 말한 다섯 개의 공을 성공적으로 조화롭게 저글링하면 행복은 어느새 저절로 우리 곁에 와있다. 물론 인간은 저마다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도 다르며, 같은 일에서 느끼는 행복지수도 다르다. 그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집중해 보자. 행복은 결코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다. 우리 실생활에서 주변을 잠시만 둘러봐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많은 순간들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력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은 편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참다운 행복에 대한 개념 정리나 또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을 것이다.

 

 참된 행복은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굴러오는 복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며 행복해지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행복은 어느덧 조금씩 조금씩 부끄러운 듯 우리에게 속살을 보여준다.

 

 작은 것에 행복해 할 줄 아는 내가 예쁘다.

 

 타인의 행복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행복기준을 만들어보자.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렇게 말했다. " 인간이 불행한 것은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유는 단지 그것 뿐이다. 오직! 그것을 자각하는 사람은 곧 행복해진다. 일순간에!"

 

 나를 행복하게 해 줄 공들의 이름을 정하다 보면 어느새 한층 행복해진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 삶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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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 1~2 합본 - 전2권 - 스모 스티커 편, Novel Engine POP
마츠오카 케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키요하라 히로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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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누구나 지구를 구하는 슈퍼 히어로나 살인사건을 척척 해결하고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에게 열광한 적이 있을 것이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이나 셜록 홈즈, 미스 와플, 코난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가 그들에게 빠져드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가 갖지 못한 능력을 지니고 대리만족을 시켜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꿈 속에서나 그려볼 우월한 존재들과는 차별성을 띤 친근한 캐릭터 한 명이 나타났다. 우리동네 골목 입구 쯤 작은 사무실을 차리고 길을 오가다 마주쳤을 법한 이웃 아가씨 린다 리코. 그녀와의 첫 만남은 솔직히 조금 놀랍고 실망스러웠다.

 

 일본 현지에서 총 시리즈 250만부 판매돌파, 현지에서 절찬리에서 만화연재 중이라니 그리고 비닐포장까지 되어있고 표지를 봤을 때도 만화책으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표지를 넘겼을 때 눈앞에 펼쳐진 건 만화가 아니라 십 대들의 취향에나 알맞을 것 같은 큰 글씨체의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처음에는 사실 시간 때우기, 가벼운 읽을 거리로 우습게 여기고 읽기 시작했다. 분명 술술 읽히는 가벼운 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마음이 따스해지고 촉촉히 젖어드는 매력있는 책이다.

 

 모델 같은 몸매에 고양이처럼 커다란 눈동자와 매력적인 웃음과 패션 센스를 지닌 스물 세 살 멋진 아가씨 린다 리코, 그녀가 바로 만능 감정사 Q라는 감정 사무소의 사장 겸 직원인 주인공이다.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린다 리코는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해 고등학교 때까지 지진아였으나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과 응원을 받으며 도쿄로 상경한다. 언젠가는 자신의 고향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리라는 꿈을 품고 구직활동을 벌이다 리사이클 용품점 사장 세토우치를 만나 경제적 후원과 더불어 공부법을 배우게 된다. 그때부터 린다 리코는 날개를 단 듯 세상의 지식을 흡수하게 되고 마침내 그 어떤 물건이든 진가, 진위, 진상을 파악해 내는 만능 감정사로 독립하게 된다.

 

 도쿄 23구에 수없이 붙여진 일명 '스모 스티커'를 취재하던 잡지사 기자 오가사와라가 린다 리코를 만나 함께 작은 사건에서부터 일본을 뒤흔든 대 위기의 수수께끼까지를 파헤쳐가는 미스터리 물이다.

 

 천재로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광범위한 지식과 날카로운 관찰력을 지닌 대단한 린다 리코가 이웃 아가씨로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은 그녀의 인간미 때문이다.

 

 한없이 맑고 순수하며 감사할 줄 알고, 자기가 받은 사랑과 도움을 또 다른 어려운 이에게 꼭 돌려주고 싶어하는 고운 마음.

 

 자신도 궁핍하고 힘들면서도 다른 이의 눈물과 어려움을 알아보고 공감할 줄 아는 따스한 마음.

 

 처음에는 만화책인 줄 알았다가 그 다음에는 미스터리 물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가슴이 훈훈해지는 휴먼 소설이었다. 때론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과 당위성이 부족한 사건 전개가 거슬렸지만 린다 리코의 티없이 천진난만한 웃음은 그 모든 걸 뒤덮어 버린다.

 

 만화책이 아니어서 실망했다가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하게 미소지으며 읽은 책

 

 의뢰인이 들고온 이상한 물건에도 짜증내지 않고 커다란 고양이 눈동자를 빛내며 진지하게 감정하고 있을 린다 리코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그녀의 사건 수첩에 기록될 또 다른 사건과 활약이 궁금하고 기대되는 시간

 

 또 한 명의 기꺼운 캐릭터를 알게 돼 독서의 즐거움이 배가된 책

 

 명석하면서도 순수하고 따뜻한 그녀를 마음 속 수첩에 새겨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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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 - 태어남의 불행에 대해
에밀 시오랑 지음, 전성자 옮김 / 챕터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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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현재의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죽음보다는 낫다라는 뜻으로 흔히들 하는 말이다. 삶이 얼마나 비루하고 고달프면 더럽고 냄새나는 똥밭 그것도 개똥밭에 비유를 했을까. 그래도 이승이 낫다니 삶에 대한 인간들의 강한 긍정과 의지와 욕망을 엿볼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러나 또 누구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삶은 고해(苦海)와 같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매일 매일 힘겨운 순간들이 반복해서 들이닥칠 때면, 우리는 속절없이 무릎이 꺾이며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사방을 둘러봐도 등대 하나 보이지 않는 고통의 망망대해에 홀로 난파된 듯한 뼈를 깎는 고독을 맛보게 된다.

 

 그런데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삶의 출발점인 태어남 자체가 인간의 진정한 불행이며 재앙이라는, 충격적인 삶의 해석을 시도한 철학자가 있다. 루마니아 태생의 허무주의 철학자 수필가 에밀 시오랑은 조국이 헝가리 속국이 되는 것에 저항하여 모국어를 버리고, 자신이 평생 사유한 정신의 궤적을 아름다운 프랑스어로 옮김으로써, 사르트르 이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추앙받았다.

 

 끝없는 불면증과 자살의 유혹에 시달리며 생을 마감할 때까지 문단과의 교류도 방송출연도 수상도 거부한 채 철저한 고독 속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천착하고 고뇌했던 시오랑. 그 불면의 밤의 결과물들을 직관과 감성의 언어로 꿰어 주옥 같은 문장으로 엮어낸 빛나는 아포리즘.

 

 처음에는 주제부터 마음을 묵직하게 짓눌러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책이다. 주로 짧은 아포리즘이 대부분이므로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깊이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조금씩 읽어갈수록 격조있고 아름다운 문체에 매료되었고 불교사상에 바탕을 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시오랑의 끈질긴 삶의 비극에 대한 탐구정신에 존경심마저 들었다.

 

 꼭 첫 장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좋다. 어떤 페이지, 어떤 문장을 먼저 읽어도 삶의 공허함이 목까지 출렁거리고, 이 허무한 삶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라고 시오랑은 끊임없이 유혹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

 '내 자신을 견딥니다.'

 

 '괴로움이 극에 달할 때까지 괴로워해야 한다. 괴로움이라는 것을 믿지 않게 될 때까지.'

 

 '어디에서도 현실이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현실이 비현실적이라는 나의 느낌을 제외한다면.'

 

 '태어남이 하나의 파멸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인정할 때, 삶은 마침내 견딜 만한 것이 되고, 마치 항복한 다음 날처럼 투항한 자의 홀가분함과 편한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탄생부터 죽는 순간까지의 삶을 비극적인 불행으로 노래한 시오랑의 글에서 심한 거부감을 느끼든 허무의 독이 든 술을 들이켜든, 그것은 자신의 삶을 대하는 자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거부감을 느끼는 자는 충만한 의욕과 긍정의 자세로 삶을 더 열정적으로 사랑하라.

공허한 술잔의 독을 삼킨 자는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고 표현해준 시오랑의 글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공감하라.

 

 어쨌든 우리는 태어났고, 언제인 지 모를 마지막 순간까지 온 힘을 다해 허우적대며 파도와 싸우고, 가라앉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삶은 쉽게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뜨거운 감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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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 넘치는 사랑 - 가난을 고발하려 인도로 떠난 사진가, 마더의 사랑에 물들다
오키 모리히로 지음, 정호승 엮음, 정창현 옮김 / 해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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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호승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에서

 

 

 

 일찍이 그늘없는 자와 또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사랑하지 않노라고, 그늘이 있기에 햇빛도 눈부시고 세상도 아름답다고 시인은 노래했다. 그런 시인의 손에 한 권의 책이 운명처럼 왔다.

 

 가난의 그늘 속에 살아가는 빈민가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아 온 일본작가 오키 모리히로의 책이었다. 가난한 사람들 특히 인도의 빈민층에 관심이 많았던 오키 모리히로는 1970년 대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알리고자 인도 콜카타로 떠났다가 그곳에서 마더 테레사와 동료 수녀들의 봉사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그 후 20여년 동안 마더 테레사의 행적을 밀착 취재하며 그 감동의 체험을 사진과 글로 빚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일본어로 된 원서를 접하게 된 정호승 시인이 팔순의 연로하신 아버지께 번역을 부탁드려 어렵게 우리에게도 올 수 있었던 귀중한 책이다.

 

 이 책은 절대 서평의 기준을 적용시킬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내용의 재미나 유용성, 문학적 완성도, 사유의 깊이, 편집이나 제본의 수준 등이 다 뭐란 말인가. 그저 조용히 마음으로 침묵하며 무릎꿇고 기도 드리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경건하게 가슴으로 읽을 뿐이다.

 

 마더 테레사는 누구나 알고있는 유명인이면서 또 제대로 알고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생 동안 봉사를 실천한 훌륭한 수녀 님 정도로 알고 있었는 데 이 책을 통해 진정 그 분의 고귀한 사랑과 헌신적인 실천에 대해서 깊이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1950년 인도 콜카타에 사랑의 선교 수녀회를 설립한 이후 45년 간 오로지 가난한 자, 병으로 고통받는 자, 그리고 불쌍한 고아들과 임종을 앞둔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마더 테레사의 최고의 미덕은 햇빛이 비치는 밝은 곳에서 그늘진 곳의 가난한 자들을 도운 것이 아니라, 직접 그늘 속으로 들어가 몸소 가난한 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정호승 시인의 시 구절처럼

한 그루의 그늘이 된 것이다. 

 

 우리는 누구든 머리와 가슴으로는 사랑과 봉사를 이해하고 소망한다. 그러나 구체적 실천없는 사랑은 껍질뿐인 관념에 지나지 않음을 가르쳐 준다. 가장 작은 실천이야 말로 가장 큰 사랑임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돈에 의존하거나 돈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사람은 진정 가난한 사람이며 다른 사람을 섬기는 데 돈을 쓰는 사람은 진정 부자'라는 말씀으로, 이기심과 탐욕에 물들어 인간성을 상실하고 더럽고 추악한 존재로 추락한, 우리들을 아름답고 품위있는 인간의 길로 이끌어준다. 

 

 마더 테레사의 주름진 얼굴과 거친 손마디와 구부정한 허리가 바로 그늘진 자들의 눈물과 배고픔과 외로움을 어루만진 살아있는 증표이며 고귀한 훈장임을 깨닫는다. 

 

 '사랑은 고결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허리를 굽히고 상처와 눈물을 닦아주는 것입니다'

 밤하늘 어디선가 그 분의 나지막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차가운 지구의 온도가 따뜻해지는 순간 

 우리는 모두 위안과 사랑을 얻는다 

 

 마더 테레사의 큰 사랑은 언제나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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