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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감정사 Q의 사건수첩 1~2 합본 - 전2권 - 스모 스티커 편, Novel Engine POP
마츠오카 케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키요하라 히로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누구나 지구를 구하는 슈퍼 히어로나 살인사건을 척척 해결하고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에게 열광한 적이 있을 것이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배트맨이나 셜록 홈즈, 미스 와플, 코난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가 그들에게 빠져드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가 갖지 못한 능력을 지니고 대리만족을 시켜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꿈 속에서나 그려볼 우월한 존재들과는 차별성을 띤 친근한 캐릭터 한 명이 나타났다. 우리동네 골목 입구 쯤 작은 사무실을 차리고 길을 오가다 마주쳤을 법한 이웃 아가씨 린다 리코. 그녀와의 첫 만남은 솔직히 조금 놀랍고 실망스러웠다.
일본 현지에서 총 시리즈 250만부 판매돌파, 현지에서 절찬리에서 만화연재 중이라니 그리고 비닐포장까지 되어있고 표지를 봤을 때도 만화책으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표지를 넘겼을 때 눈앞에 펼쳐진 건 만화가 아니라 십 대들의 취향에나 알맞을 것 같은 큰 글씨체의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처음에는 사실 시간 때우기, 가벼운 읽을 거리로 우습게 여기고 읽기 시작했다. 분명 술술 읽히는 가벼운 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마음이 따스해지고 촉촉히 젖어드는 매력있는 책이다.
모델 같은 몸매에 고양이처럼 커다란 눈동자와 매력적인 웃음과 패션 센스를 지닌 스물 세 살 멋진 아가씨 린다 리코, 그녀가 바로 만능 감정사 Q라는 감정 사무소의 사장 겸 직원인 주인공이다.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린다 리코는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해 고등학교 때까지 지진아였으나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과 응원을 받으며 도쿄로 상경한다. 언젠가는 자신의 고향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는 사람이 되리라는 꿈을 품고 구직활동을 벌이다 리사이클 용품점 사장 세토우치를 만나 경제적 후원과 더불어 공부법을 배우게 된다. 그때부터 린다 리코는 날개를 단 듯 세상의 지식을 흡수하게 되고 마침내 그 어떤 물건이든 진가, 진위, 진상을 파악해 내는 만능 감정사로 독립하게 된다.
도쿄 23구에 수없이 붙여진 일명 '스모 스티커'를 취재하던 잡지사 기자 오가사와라가 린다 리코를 만나 함께 작은 사건에서부터 일본을 뒤흔든 대 위기의 수수께끼까지를 파헤쳐가는 미스터리 물이다.
천재로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의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광범위한 지식과 날카로운 관찰력을 지닌 대단한 린다 리코가 이웃 아가씨로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은 그녀의 인간미 때문이다.
한없이 맑고 순수하며 감사할 줄 알고, 자기가 받은 사랑과 도움을 또 다른 어려운 이에게 꼭 돌려주고 싶어하는 고운 마음.
자신도 궁핍하고 힘들면서도 다른 이의 눈물과 어려움을 알아보고 공감할 줄 아는 따스한 마음.
처음에는 만화책인 줄 알았다가 그 다음에는 미스터리 물인 줄 알았는데 읽을수록 가슴이 훈훈해지는 휴먼 소설이었다. 때론 자연스럽지 못한 흐름과 당위성이 부족한 사건 전개가 거슬렸지만 린다 리코의 티없이 천진난만한 웃음은 그 모든 걸 뒤덮어 버린다.
만화책이 아니어서 실망했다가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하게 미소지으며 읽은 책
의뢰인이 들고온 이상한 물건에도 짜증내지 않고 커다란 고양이 눈동자를 빛내며 진지하게 감정하고 있을 린다 리코의 얼굴을 떠올려 본다.
그녀의 사건 수첩에 기록될 또 다른 사건과 활약이 궁금하고 기대되는 시간
또 한 명의 기꺼운 캐릭터를 알게 돼 독서의 즐거움이 배가된 책
명석하면서도 순수하고 따뜻한 그녀를 마음 속 수첩에 새겨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