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좋아해 줄 영화는 아니다

스릴러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악역이다, 류승범은 ‘이성호’가 복수심에 사로잡혀 범죄를 저지르는 단순한 악역이었다면 작품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중 ‘이성호’라는 인물이 가지고 페이소스가 억지스럽지 않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어요. 굳이 예를 들자면 <세븐>에서 케빈 스페이스가 했던 악역 같은 느낌이었죠. 감정이입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관객들에게 그의 행동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류승범은 ‘이성호’라는 인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역할 모델을 따로 두지 않았다. 좋아하는 영화는 수 십 번 넘게 보지만 굳이 챙겨서 보는 스타일은 아닌 그는 자신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성호’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에는 완전히 이성호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류승범이라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고 완전히 이야기 속에 묻어가고 싶었죠.”
류승범은 잘못 연기하면 단선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에서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감독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 뒤 해결했다. “이번 영화에서 내가 보여준 연기에 점수를 매기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 부분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장르영화 특성상 모든 사람이 좋아해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용서는 없다>는 공감할 관객과 공감하지 못할 관객이 명확하게 나누어 질 영화에요. 하지만 이런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도 개인적 취향을 버리고 보면 분명 큰 울림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대중이 자신에게 바라는 이미지, 그리고 배우로서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 사이에서 그는 큰 고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냥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배우가 재미없게 연기하면 그게 다 보이거든요.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내 안에 영화배우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요.” 자신에게 기회가 오면 하고, 자신에게 오지 않은 기회에 대해 누군가를 원망하지도 않는 그는 배우라는 일을 무척이나 즐기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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