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뱅이의 역습 - 무일푼 하류인생의 통쾌한 반란!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 / 이루 / 2009년 4월
장바구니담기


마음대로 살 거라고 선언이라도 해보라지. 좀 더 노력해보라는 둥, 세상을 위해서 일하라는 둥 설교하려는 놈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라구. ‘사회를 위해 고생이 되더라도 노력한다→세상이 나아진다→떡고물을 얻어먹는다’는 건 부자들이 듣기 좋으라고 내뱉는 말이지. 이렇게 하면 우수한 노예가 될 뿐이야... 거짓부렁! 뻥이야! 그만두는 게 좋다구. 고생은 고생대로 다 하고 나중에는 새 발의 피 같은 돈 부스러기나 얻어 쓸 수 있을 뿐이라니까.
그에 비해 ‘하고 싶은 일을 한다→좀 곤란한 일에 부딪힌다→몸부림친다→어떻게든 된다(무슨 수든 쓴다)’는 생각을 해봐.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일반적인 방식 아냐? 이거야말로 얼마나 인간답고 즐거우냔 말이야. -11-12쪽

노숙할 때의 마음가짐
노숙할 때는 기본적으로 금방 잠에 곯아떨어지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소리가 날 때마다 신경을 쓰면 한숨도 잘 수 없으니까 "내일 일은 아침에 깨서 생각하자"고 한 수 접는 게 상책이다. -32쪽

'자기 힘으로 멋대로 살아가기'라는 이 책의 기본 원칙을 생각하면, 다른 사람한테 신세만 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빈대 붙는 것도 지나치면 폐만 될 뿐이다. 게다가 남한테 얻어먹기만을 기대한다면, 지금처럼 바가지를 씌우는 경제의 포로로 잡혀 있는 얼간이 소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돈을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결국 그놈이 그놈인 셈이다.
폐만 끼치는 구두쇠가 되는 것은 인간 말종이 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까 돈이 좀 생기거나 먹을 것이 남으면 곤란에 처해 있는 주변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균형이 잡힌다! -37쪽

가난뱅이 여행자이면서 얻어 타기만은 거부감이 든다는 사람도 꽤 많다..."다른 사람한테 폐를 끼치면서 돈 안 들이고 다닌다는 것은 좀 떳떳하지 못하다"고 주저하는 겸손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잠깐만!! 생각 좀 해보자. 자동차는 일본의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지만, 만원인 경우는 거의 없다. 대개 한두 사람이 타고 다니는 것이다. 이건 분명 낭비라구. 아깝지 않아? 이렇게 빈자리가 이동하고 있다면 얘기는 간단하다. 사양할 것 없이 효율적으로 활용하자! 자동차라는 최고급 아이템을 혼자서만 독점하는 것은 하느님 무서운 줄 모르는 뻔뻔한 행위다. 이를테면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주제에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알려주지 않는 놈이 있다면? 그런 꼴불견이 어디 있단 말이냐. 요컨대 얻어 타기도 우리의 공유재산을 헛되지 않게 활용하는 일이므로 당당하게 실천해주기를 바란다. -51쪽

너무 넉살이 좋아 뻔뻔스러운 것도 문제다. 태워준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하되 어디까지나 대등한 관계임을 잊지 말도록! 얻어타기는 남에게 의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행위가 아니라 '행선지가 같다→빈자리가 있다→나는 걷고 있다→빈자리에 앉혀달라'는 논리성과 합리성을 지닌 행위임을 머릿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얻어타기에는 정신무장도 중요하다! -54쪽

지역에 재활용 가게가 있다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다. 물건이 필요 없게 된 사람과 그 물건을 갖고 싶은 사람을 연결해주는 센터가 되기 때문이다...이렇게 지역에서 물건이 돌고 돌게 되면 소니나 덴쓰 연합군에게 바가지를 쓸 염려도 없다. 흠, 이거야말로 알찬 일 아닌가!
여기까지 읽은 가난뱅이 제군, 잠깐 이런 생각도 좀 해보게나. 재활용 가게를 중간에 끼고 물건이 아무리 돌아다닌다 해도, 재활용 가게의 매상이 아무리 올라간다 해도, 이런 행위는 가난뱅이를 등쳐 먹는 바가지 경제 시스템에 조금도 기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거 대단하지 않은가! 중고품을 사거나 필요 없는 물건을 파는 행동이 곧바로 바가지 씌우는 경제에 대한 저항이 된다는 말이다! 동네 할머니가 "어머, 이가 왜 이렇게 싸" 하고 중고 주전자를 사 가는 것이 반체제 행동이 될 수도 있다! 얼씨구!-76-77쪽

우리가 노동운동과 다른 점은, 어떻게 탈출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겁니다. 노동운동은 현존하는 체제 안에서 임금노동으로 살아가는 것을 전제로 삼고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대가를 받을까를 궁리하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그런 건 웃기지도 않는 수작이니까 일체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떠들어대죠. "회사에서 일하지 않을 거야. 그냥 내 멋대로 살아갈 거야."바로 이렇게요.(ㅋㅋ)-193쪽

궁리를 짜내서 절약을 하면 돈을 쓰지 않고도 이렇게 살 수 있다는 책은 꽤 나와 있어요. 하지만 그런 책들은 영양가가 없다고 생각해요...그렇게 되면 단순한 구두쇠에 불과하겠지요. 그런 짓만 하다가는 그나마 가난뱅이의 월급만 깎이지 않겠어요? 우리 가난뱅이가 부자들을 때려잡기 위해서는 뭔가 일이 벌어졌을 때 견뎌낼 수 있도록 체력을 다져놓아야 하는데, 그럴 때 씩씩하게 싸울 수 있는 노하우를 책으로 엮어내고 싶었어요. -195쪽

하루빨리 노동현장에서 도망을 나와 자기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좋아요. 결국 이 사회는 아무리 돈을 받아도 죽을 때까지 전부 돈을 탈탈 써버리게 하는 시스템이니까요. 최후에는 자기 무덤을 사서 거기에 들어가는 거죠. 그런것까지 전부 정해주는 세상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헤헤거리는 사람을 모범수라 해야할까요, 아니면 멍청이라 해야 할까요. -196쪽

현재 일본 사회의 90퍼센트 이상은 가난뱅이 계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걸! 모범수냐 문제아냐 그런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은 강제노동 수용소에 갇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거야. 흐음, 이거 그렇다면 탈출해야 하는 거 아냐? 이기는 사람도 없는 경쟁사회에 휘둘리기는 죽기보다 싫으니 말이야! -1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